어두컴컴한 새벽 길, 모르는 사람을 마주친다.
그러면 무섭다. 夜叉만큼이나 무섭다.
뒤에서 저벅저벅 따라오는 사람도 그렇다.
죄 지은 것도 없는데 무섭다.
오늘 같이 유난히 휘뿌연한 날은 더 그렇다.
조금 멀리서 스멀스멀하던 모습이 점차 내 앞으로 다가온다.
후드에 마스크를 했는데, 남잔지 여잔지 분간이 안 된다.
좀 더 가까이 다가오면서 보니 입고있는 파카가 분홍색이다.
그러면 여자다. 여자라서 나는 좀 안도를 한다. 그래도 남자니까.
이윽고 내 곁을 스쳐 지나간다. 그 걸음이 서두는듯 바쁘다.
그 여자는 어둠 속에서 다가오는 나를 보고 오히려 더 긴장했을 것이다.
그 여자가 지나가는데, 그 몸 어디에서 노래 소리를 풍긴다.
어디서 들어봤던 노래다.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어쩌구 저쩌구 하는 노래다.
머얼리서 나를 보고 무서운 마음에 노래를 틀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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