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과거의 오늘’은 지난 날을 돌이켜보게 한다.
아울러 그때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게도 하면서 뭔가 야릇한 울적감에 젖게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반드시 매일 챙겨보는 코너이기도 하다.
오늘을 한번 뒤적여보다 놀랐다.
10년 전 오늘, 신문사 선배가 나에게 안부 글을 전하고 있다.
신문사를 나오면서 그 선배와 헤어진지 십년이 훨씬 지난 시점에
선배가 그런 글을 나에게 전하고 있는 것인데,
나로서는 그때 이 글을 보질 못하고 이제서야 처음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 내가 선배의 이 글을 봤으면 분명 리플(댓글)을 달았을 텐데,
리플을 달지 않았던 게 그걸 증명하는 것이지 않나 싶다.
선배는 편집국장으로 모신데다 또 나의 고등학교 선배이면서 남다른 카리스마도 있어서
나와는 그리 만만한 사이가 아니었다.
선배의 이 글을 접하고 더 놀랐던 것은 선배가 지금 이 세상 분이 아닌 고인이기 때문이다.
선배는 2020년에 작고하셨다.
선배가 돌아가셨다는 사실도 나는 모르고 있다가 올해 초에 비로소 알게돼 황망감이 더 했는데,
오늘 선배의 이 글을 대하니 일말의 전율감마저 들었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그런 사실까지는 모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한편으로 좀 잔인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 이 글로 인해 선배를 회상하면서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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