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0여년 간 박스에 넣어진 채 그냥 방치상태로 뒀던 ‘코로나 접이식 포터블 타자기(Corona Folding Portable Typewriter).’
이런저런 케케묵은 짐 정리를 하면서 오늘 한번 박스를 열어 보았다. 고색창연하달까,
1907년 오늘 날 스미스 코로나 타자기 회사의 전신인 미국의 ‘코로나’에서 생산된 것이니 100년을 넘긴 물건이다.
이걸 이베이(eBay) 경매를 통해 어떻게 깨끗하고 상태 좋은 것을 구입, 받아본 후
기름칠 등 손질을 하고는 손대지 않고 그냥 여태 둬왔길래 상태가 우려됐으나, 막상 열어보니 괜찮다.
작동도 이상없이 잘 된다.
이 타자기를 구입한 건, 순전히 어떤 향수 때문이다.
1980년대 초부터 8-9년간 영문저널 일을 하면서 사용했던 게 스미스 코로나 타자기다.
9인치 바(bar)의 작고 앙증맞은 이 타자기는 성능 뿐 아니라 소리도 경쾌하고 맑았다.
타자기 소리가 경쾌하면 글도 덩달아 잘 쓰여진다고 했던가.
아무튼 그때 사용했던 나의 그 스미스 코로나 타자기가 그 할아버지 뻘 되는 이 빈티지 타자기를 구입한 계기가 됐다.
100년을 넘긴 타자기지만 보기에 아직 멀쩡한 게 신기하다. 자판이나 활자도 빠진 게 없다.
리본도 두 짝 그대로이고, 벨소리도 낭랑하다.
오늘 이 타자기를 꺼내본 것은 어떤 형태로든 이를 내 수중에서 내보내기 위한 것이다.
이 오래 된 타자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래 글은 이 타자기를 구입한 직후 쓴 글로, 2020년 리라이팅한 것이다.)
https://m.blog.naver.com/darby4284/221914608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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