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ief'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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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적인 '悔恨' 어제 장모님 하늘로 보낸 후 사흘째, 화정 성당 앞을 지나며 예수님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신앙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카톨릭식으로 치러진 장모님 장례식의 과정 중 나의 행태가 부끄럽게 돌이켜졌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 장례식에서의 신앙의식과 관련한 나의 자세와 행태에 관해 부끄러움과 회한적으로 말한다면, 한 마디로 어정쩡함 내지는 심하게 말하자면 무관심이었다. 내가 독실했던 장모님의 사위로서 장례식에 임했던 것을 표현하자면 단연코 그렇다는 얘기다. 카톨릭식 장례는 처음부터 끝까지 연도(煉禱)의 연속이다. 성당에서 나와 바치는 연도는 빈소에서부터 유해가 안치되는 장지까지 계속된다. 그런데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나는 그 과정 과정에서의 연도가 귀찮게 느껴지는 것.. 2023. 8. 17.
다 빈치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에서 예수님의 다리는 어디로 갔을까 '모나 리자’와 더불어 레오나르드 다 빈치의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을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보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이 그려진지 500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이 그림을 보려는 사람들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이 그려진 후 적어도 50여년 후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은 원래 그림에서 변한 그림을 보고있다고 봐야합니다. 말하자면 지금의 ’최후의 만찬‘은 다 빈치의 오리지널 그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에는 원래 예수의 발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과거 수세기에 걸친 수 많은 걸작들이 그랬듯이 ’최후의 만찬"도 처음 세상에 공개돼 빛을 본 이후 상당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이 .. 2023. 8. 7.
3년을 넘어서고 있는 일상의 나의 유일한 ‘일’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나 주변들에게서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근성과 끈기가 부족하다는 것. 곁에서 하도 그러니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 또한 그렇다는 걸 잘 안다. 공부하는 걸 포함해 뭘 하나 딱 부러지게 매듭 짓지를 못하고 어설픈 것이다. 시작은 그런대로 좋다. 하지만 하다 중간에 포기하는 게 거의 습성처럼 어릴 때부터 몸에 배여있었던 게 그냥 그대로 버릇처럼 이어지고 있었던 것인데, 문제는 내가 나의 이런 습성을 잘 안다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그걸 깨우치던 때도 혹간 있었다. 어떤 계기가 있을 때 주로 그러했는데, 그런 처지에서 마음을 새롭게 먹고 상황을 반전시키기도 한 일도 더러 있었다. 이런 경우는 주로 조직생활에서 그랬었고, 개인적인 생활에서 근성과 끈기 없음은 여전히 나의 트레이드 마크처.. 2023. 3. 31.
내 곁의 ‘성모마리아’ 대곡에서 원당으로 가는 전철, 수녀님과 같이 앉았다. 열차를 기다릴 적에도 수녀님은 제 곁에 있었지만, 같이 앉으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니 좀 당황스러웠다. 수녀님은 묵주를 들고계셨다. 항상 그러시겠지만, 막상 묵주를 들고계신 수녀님과 자리를 함께 하고있다는 게 뭐랄까, 어떤 막연한 부담으로 다가오는 듯 했다. 나 또한 묵주를 들고있었다. 손에 가끔 들기도 하였지만, 호주머니 속에서 만지작거리는 묵주였다. 수녀님의 묵주를 보면서 그게 부담으로 다가온 것은 내가 어떻게 수녀님과 같이 묵주를 들고있을 수 있느냐는 자격지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그랬다. 나는 묵주기도를 하며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수녀님이 내 곁에 서 계셨고 같이 열차를 타고 같이 않은 것이다. 나의 .. 2022. 10. 4.
구약성경, 출애굽기, 시내 山, 모세, 그리고 '10戒' 이즈음 구약성경을 이따금 씩 들춰보는 건, 얼마 전에 접한, 이스라엘 민족을 가나안 땅으로 이끈 모세가 하느님으로부터 계시를 받은 시내 山의 위치, 그리고 그와 관련한 성서고고학적 주장에 따른 혼돈 때문이다. 과문한 탓도 있을 것이지만, 내가 지금껏 그에 관해 알고있던 앎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접한 것인데, 말하자면 시내 山의 위치가 그동안 거의 사실처럼 굳어져왔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거의 문외한인 처지에서나마 나름 한번 확인해보고자 하는 충동이 생긴 것이다. 시내 산이 어디일 것이라는 구약에서의 언급은 해석에 따라 그 위치가 저마다 다르다. 그러니까 지금껏 시내 산으로 굳혀져 천년이 넘게 순례가 줄을 잇고있는 곳은, 그런 혼란을 불식시키고자 약 1500년 전 로마교황청에서 임의.. 2022. 9. 19.
'파차마마(Pachamama)', 혹은 성모 마리아 남미 안데스 토착 원주민들에게는 고대 잉카시대 때부터 그들이 전통적으로 숭앙하고 섬기는 여신이 있습니다. '파차마마(Pachamama)'라는 여신입니다. 영어로 'Mother Earth, Mother Time, World Mother'로 불리는, 그러니까 말하자면 지구와 시간을 다스리는 어머니로서의 존재인 여신입니다. 파차마마는 모든 농작물의 파종과 수확을 관장하고 산과 지진을 다스리면서 땅의 모든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창조적 힘을 지닌, 전지전능한 유일의 여신으로 받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파차마마 여신이 15세기 말 스페인의 아메리카 대륙 식민지화 이후 그 양상을 달리합니다. 스페인은 그 땅에 가톨릭을 전파하였고, 원주민들이 가톨릭으로 개종하면서 파차마마를 성모 마리아(Virgin Mary)로 인식하.. 2022.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