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어를 모른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원래 배우는 걸 게을리하는 성격에다 일본어를 해야 할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으로 나름 둘러대고 있다.
그래도 옛 일본노래, 그러니까 엔카 몇 개는 가끔씩 흥얼거린다.
고향인 마산은 일본과 가까운 관계로 어릴 적부터 일본의 풍물을 적잖게 접한 탓이다.
게다가 큰 이모님이 일본에 계셨기 때문에 1960년대 그 당시로는 어렵게 이모님이
이모부님과 함께 한국에 오시면 이런 저런 일본노래들을 들을 기회가 있은 탓일 것이다.
오늘 유튜브 서핑을 하다 우연찮게 귀에 익은 일본노래를 들었다.
어디서 많이 듣던 노래라는 생각에 기억을 짜 냈더니, 맞다, ‘오사라바 도쿄’라는 그 노래다.
어릴 적 가사 내용도 모르고 그저 “오바야, 오바야…”하는 후렴 부분에 이끌려
그저 따라 부르고 했던, 이별을 주제로 한 노래다.
가사 내용은 잘 모르지만, 멜로디와 후렴에 이끌리고 옛날을 생각나게 하는
노래라 몇 번을 들었다. 불렀던 가수가 누구인지는 당연히 알 수가 없었는데,
찾아보니 미하시 미치야라는 일본의 유명한 가수로, 고인이 된지 이미 오래 된 것으로 나온다.
‘오사라바 도쿄’는 ‘도쿄여 안녕히’라는 뜻이다.
한 곡이 또 있다. 역시 “사요나라, 사요나라…”라는 후렴 때문에 기억에 남아있는,
이 역시 이별을 애석해하고 있는 것으로, 제목이 ‘오레와 다비신다’라는 노래다.
사실 이 제목도 오늘 어떻게 이 노래를 우연히 접해 듣다가 알게됐다.
지금까지는 그 노래 제목이 ‘사요나라’인 줄로 만 알고있었다.
“사요나라, 사요나라…”하는 그 후렴 때문이다.
이 일본노래를 부른 가수가 한국계 일본인이라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
후랑크 나가이라는 가수로, 이 사람은 오래 전부터 알고는 있었다.
저음이 아주 매력적인 가수라, 한국에서도 후랑크 나가이를 모방하는 가수가 있었다.
기억하기로 후랑크 백이라는 가수였을 것이다.
후랑크 백, 이 가수는 중학교 다닐 때인가 ‘사막길’이라는 노래로 히트를 쳤다.
’사막길’ 이 노래는 내가 아직도 좋아하는 노래다.
후랑크 나가이와 후랑크 백,
이 두 가수는 매력적인 저음의 목소리도 비슷하고 생김새도 비슷하다.
그래서인가, 묘하게도 둘은 생의 마지막도 비슷한 것이었다.
둘 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게 그것이다.
오늘 이 두 일본노래를 들으며 모처럼 추억에 잠겨 보았다.
일본노래 좋아한다고친일파 운운으로 뭐라해도 할 수 없다.
이걸 가지고 그런다면 나를 친일파라 해도 좋다.
그 정도 쯤 받아넘기는 능청스럼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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