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모봉 산들바람>
고등학교 동기인 박인목 친구가 낸 수필집이다.
이 책을 어제 받았다. 따끈따끈함과 함께 친구의 노고가 느껴진다.
국세청 국장을 역임한 후 현재 세무법인을 운영 중인 친구는
이 번을 포함해 지금까지 세 권의 수필집을 냈다.
2018년 이래 세 권의 수필집이니,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더라도 다작인 셈이다.
그만큼 쓸 게 많았다는 얘기다.
쓸 게 많았다는 건 생각이 많았다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살아가면서 느껴지는 그 모든 게 글쓰기의 대상이다.
그냥 흘러보낼 수도 있는 걸, 친구는 생각에 담아 글로 옮겼다.
살아가는 생활도 그렇고 생각에 부지런함이 묻어난다고 밖에 할 수가 없다.
아니면 이 두 가지, 그리고 글쓰기에 욕심(?)을 좀 부렸다든가.
우스개지만 말을 하는 의미의 '談'자가 들어가는 친구의 아호(雅號)가 '情談'이라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2년 전의 책 이름이 <거기 행복이 있었네>다.
일과 가정을 포함해 부대끼며 살아가는 바쁜 생활에서 느껴지는 일상의 고단함을,
친구는 '행복'이라는 긍정의 키워드로 풀이하고 있었다.
이번 책 <갈모봉 산들바람>은 고향의 산봉우리인 ‘갈모봉’을
타이틀로 하고있는 것에서 느껴지듯,
고향에 대한 아련한 서정과 향수를 바탕으로,
살아 온, 그리고 살아가고 있는 삶의 여러 형태를 그리고 있다.
친구가 책에서 그리고 있는 다양한 삶의 모습, 거기에서는 뭐랄까,
어떤 향기 같은 게 느껴지면서 앞으로 살아 갈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친구는 그러면서 이를 '까르페 디엠(Carpe Diem),'
곧 '지금 살고있는 현재에 충실하라'는 로마시대의 격언으로 다짐하고 있다.
친구는 2017년 '현대수필'을 통해 등단을 했다.
그리고 이번 것을 포함해 세 권의 수필집을 냈다.
그러니 말하자면 중견 수필작가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글이 갈 수록 깊이가 있고 세련돼 가고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글은 쓰면 쓸 수록 늘 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장삼이사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생각과 사유, 그리고 그에서 형성되어지는 철학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친구의 글에서 그게 느껴진다는 것,
그것은 나로서는 친구에게 표현할 수 있는 최대의 헌사일 것이다.
글쓰기의 궁극은 하지만 세련됨 그것 만으로 다다를 수 있는 경지가 아니라고들 한다.
나는 진실과 자유스러움. 이 두 가지가 바탕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는 쓰는 이를 자유롭게 한다고 한다.
글을 씀으로써 자유를 향유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글은 자유롭게 써야한다.
여기에 글쓰기는 자유 그 자체이면서 진실된 것이어야 하며,
이 두 가지를 따로 떼어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 바로 글쓰기인 것이다.
글쓰기는 너희를 자유롭게 한다(writings set you free).
그 자유는 오로지 진리를 추구할 때 나오는 것인데, 이의 궁극은
"진리(실)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veritas vos liberabit)"일 것이다.
박인목 친구의 수필집 간행을 축하하면서 강한 격려를 보낸다.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영우 박사의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0) | 2023.03.08 |
---|---|
<예루살렘 전기(Jerusalem, The Biography)> (1) | 2022.10.13 |
최용주의 <역사의 땅 경주, 아름다운 전설과 함께하다> (0) | 2022.04.25 |
주대환의 <좌파論語>(2014) (0) | 2022.04.14 |
전영우 박사의 <한 산림학도의 글쓰기> (7) | 2022.03.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