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슴프레한 새벽의 산책길.
천변 길을 생각에 잠기어 더듬더듬 걷고있다.
자전차 한 대가 어둠 속에서 후-욱 하며 내 곁을 스치듯 지나간다.
좀 놀라 멈칫거리는데, 자전차는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늙수그레한 영감님이 천연덕스럽게 손을 흔들며 자전차와 함께 가고 있다.
내 곁을 툭 스치듯 지나가는 낡은 자전차와 늙은 영감,
그리고 그가 흔들어대는 손.
이상교 선생이 보내 준 책의 한 글이 생각나 집에 와서 찾아보았다.
"삶이란
어떻게든
다 지나가게 마련이다.
그러니 어서
지나가게."
('지나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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