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한국의 관문이었던 김포국제공항 입구에 ‘조국에 드리는 탑’이 있었다는데, 나로서는 기억에 가물가물하다.
본 것 같기도 하지만 애매하다. 그런데 어제 그 탑을 설계한 장본인을 간접적으로 접했다.
설계자가 있으니 그 탑은 분명 거기에 있었던 게 맞다. 설계자는 김운해(83)라는 저명한 재미건축가 동포로,
재미동포 사업가인 김시면(88) 회장의 재정지원으로 1971년 함께 탑을 세웠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역할 분담으로 함께 이 탑을 세운 것이다.
김포공항을 떠나고 돌아오는 해외동포와 유학생들로 하여금 그 탑을 보면서 조국을 생각해보라는 취지로 건립한 것인데,
그 뜻을 높이 평가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부지를 제공케 했다고 한다.
이 탑이 현재도 있다. 하지만 오리지널 그 탑은 아니다. 원래 장소에서 이동해서,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설(移設)한 상태로 있는데, 지하철공사 등 때문으로 2001년 원래 탑은 철거됐고 그 대신 장소를 옮겨 2007년 세워진 것이다.
지금 탑은 물론 원래 탑을 바탕으로 건립된 것이겠지만, 새로운 설계자가 디자인을 한 것이기에 새로운 탑으로 보면 된다.
그러기에 지금 탑이 원래 탑의 그 모습인지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오리지널 그 탑에 관한 자료는 이제 거의 남아있지도 않아 찾기도 힘들다.
원래 탑의 설계자인 김운해 선생은 귀도 잘 들리질 않고 말도 어눌해 정상적인 대화가 다소 가능하지 않다.
나의 한 지인이 만났더니 오리지널 그 탑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긴 하는데, 잘 알아 들을 수가 없다고 했다.
선생은 자신이 설계했던 그 탑이 사라진 것을 알고있을까, 그렇다면 그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있을까가 궁금하다.
선생은 나의 마산 성호초등, 마산중, 마산고등학교 대선배로 이번에 모처럼 짬을 내 고국나들이를 하고있다.
그저께는 역삼동 마산고 재경동창회사무실을 방문하기도 했다.
김운해 선생도 그렇지만, 그 형님 되시는 김운하(89)라는 분도 대단한 분이다.
한국에서 젊은 시절 조선과 동아일보 기자를 역임한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미국에 오래 거주하다 현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이 분은,
적지않은 그 연세임에도 아직도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 왕성한 필력을 과시하고 있다.
엊저녁에 이 분의 블로그 어렵게 찾아다 들어가보니 좋은 글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이 분 블로그 이름이 재미있다.
이름하여 옛 고향 마산의 느낌이 물씬한 ‘노비산 뻐꾹새’다. 물론 이 분도 나의 17년 대선배다.
이 분의 블로그에서 형제가 젊은 30대 시절인 1967년 미국에서 조부를 가운데 두고 찍은 사진이 있길래
실례를 무릅쓰고 올려본다. 다른 한 장은 현재 김포공항에 세워져있는 ’조국에 드리는 탑‘의 모습이다.
#조국에드리는탑#김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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