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태 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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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iens(사람)

박성태 선배님

by stingo 2023. 7. 4.

엊저녁에 뵌 박성태(84) 선배는 참으로 알차고 다양하고 값진 인생을 살아오신 분이다.

서울의대를 졸업한 유명한 의과의사로, 개인독창회를 여러 차례 가진 테너 가수로,

명망있는 ‘노산문학상’을 수상한 수필작가로, 그리고 사회사업으로 12대 전국구 국회의원을

역임한 사회활동가이기도 하다.

 

 

이런 다양한 삶을 살아오신 분이기에 엊저녁 저녁자리는 정말 풍성하고 재미가 있었다.

선배도 모처럼 만난 후배들에게 적잖은 얘기들을 들려주셨는데,

여러 얘기들 중에서도 많은 부분을 음악 쪽에 할애하셨다.

다양한 경력들 중에서도 아무래도 음악활동에 애착이 많이 가는 듯 했다.

선배가 테너로 노래를 부르신다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한번도 선배의 노래를 들어본 적은 없다.

그러기에 선배에게는 죄송하지만 그저 그러려니 하는 정도로 만 알고 있었고,

이런 얘기를 엊저녁 자리에서도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 그러니까 선배가 불멸의 테너로 추앙받는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친분을 갖고 있으면서, 지난 1977년 파바로티의 첫 내한공연을 주도적으로 주선했다는 것 만으로

나는 선배에 대한 나의 과문함을 사죄드리며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파바로티 외에도 금수현, 정진우, 이수인 등 국내 유수의 음악가들과의 음악적 교유

얘기도 들려주셨고, 한창 얘기가 무르익으면서 선배는 자신의 가장 애창곡인

푸치니 라 보엠의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을 입에 흥얼거리기도 하셨다.

그 시절의 사진들 몇 장도 보여주셨는데, 파바로티와 함께 한 것과

1970년대 젊은 정진우 교수 반주로 노래를 부르고있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인 것이었다.

 

사진 속의 정진우 교수를 보면서 한편으로 나는 문득 장모님을 떠올렸다.

서울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장모님 역시 정진우 교수와 동문으로 교분이 많았다.

당대를 주름 잡았던 신수정 교수와도 그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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