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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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tory

'어둠의 집'

by stingo 2023. 6. 23.

 

 

 
나는 언제부터인가 저 집을 '어둠의 집'이라 부르면서 마음에 새겼다.  내가 사는 동네 뒤 논밭 길 한편의 저 집 앞을 지나다닌지 20년이 넘었다. 그 세월 동안 변함없이 저 자리에 있었고, 변함없이 항상 어둡다. 어스럼한 저녁답에 저 집 앞을 수 없이 지나면서 나는 몇 번이고 저 집이 좀 밝아졌으면 했다. 그러나 그 때나 지금이나 저 집은 항상 어둡다. 사람이 있는 기척도 예나 지금이나 없다. 골방같은 어둔 공간에 더러는 놓여지고, 더러는 걸려있는 물뿌리개나 채같은 농기구 류의 잡다한 물건들에서, 그리고 집 앞의 텃밭으로 보아 누가 살고있으려니 했지만, 단 한 번도 사람을 보지 못한 집이다. 누가 마셨을 종이컵들도 언제부터 놓여있었는지 모르겠다. 오늘 아침에 저 집 앞을 지나면서 사진으로나마 남겨두고 싶었다. 밝고 환한 아침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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