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종로3가 역에서 대곡 역으로 오는 동안 내내 마주하고 온 한 아주머니.
이 아주머니 분은 내가 대곡 역에서 내릴 때가지 시종일관 거의 미동도 않은 채 저런 모습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계셨다.
아마 계속 저런 모습으로 내리실 목적지로 가셨을 것이다.
나는 경동시장엘 갔다 비에 젖은 카메라를 매만지고 있었는데, 문득 저 분을 보고는 무심결에 사진을 찍었다.
초상권 침해일 수도 있겠다.
찍고보니 창문의 아주머니 오른 편에 맞은 편에서 비친 것으로 보이는 아저씨 한 분이 보인다.
내 곁에 앉아 계셨던 분이었던 것 같은데, 나는 그런 기억이 없다. 비에 젖은 백팩과 시장에서 산 몇몇 먹거리들이 담긴
검정 비닐보따리들을 내 곁자리에 놓아둘 정도로 전철 안은 한산했는데…
사람들은 서로 아무런 연고없는 무관심 속에서도 저런 막연한 어울림이 있을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또 막연한 인연이라는 틀로도 맺어질 수 있는 것이다.
(Leica X Vario w/Vario-Elmar 28-70mm)
#womaninthesub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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