馬山 앞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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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an(馬山)

馬山 앞 바다

by stingo 2020. 6. 28.

마산에 2박3일 있는 동안, 바다를 볼 기회가 마땅찮았다. 마지막 날인 26일 새벽 일찍 잠을 깼다. 잠자리에서 뭘 할까고 궁리를 하다 바다 생각이 퍼뜩 났다. 마산이 바다를 낀 항구도시이고, 나 또한 그 바다를 보고 자랐는데, 이제는 마산하면 자연스레 바다가 연상되어지는 곳이 아닌 곳이라서 그랬을까. 마산 바다를 떠 올리면서 좀 겸연쩍은 생각이 들었다.

 

 

근자에 어떤 보도에 따르면, 마산 바다가 깨끗해져서 관광 유치가 어떻고 저떻고 한다고 했다. 그 생각이 나를 바다가 보이는 선창으로 향하게 했다. 마산 바다는 양면성이 있다. 멀리 바라다 보는 것과, 가까이서 보는 것 이 둘의 차이가 극명하다는 것이다. 저 바다건너 구실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맑은 하늘아래 푸른 바다는 생선 비늘처럼 미끈거리고 있었다. 그 바다 위에 정박해있는 크고 작은 배들은 아름다운 바다의 소품이기에 충분했다. 한폭의 그림같이 아름답구나는 생각에 한참을 바라다 보았다.

 

 

그런데 내가 서 있는 방파제에서 바라다보는 시각이 점차 방파제 쪽으로 가까워져 오면서 생각이 좀 이상해졌다. 바다는 선창 쪽으로 들어오면서 지저분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패트 병을 비롯해 각가지 쓰레기와 오물들이 부유물처럼 선창 쪽으로 밀려들어 오고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마산바다는 지저분했다. 바다가 한층 깨끗해졌다는 보도는 잘못된 게 아닌가.

 

 

선창에 연한 지저분한 바다를 보면서 시야를 또 넓혀 나갔다.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보였던 구실 쪽의 먼 바다도 처음 볼 때와는 달랐다. 처음 느꼈던 그 감정으로 되돌리려 해도 되지 않았다. 결국 그랬다. 호수같이 아름다운 마산바다는 결국 '가고파' 노래 속의 바다라는 것. 오늘의 마산바다는 결코 예전의 그 바다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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