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따라 배우고 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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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

노래, 따라 배우고 부르기

by stingo 2023. 9. 17.

나이들어 노래 하나 배우기가 쉽지 않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탈리안 가곡이다.
빈센조 벨리니(Vincenzo Bellini; 1822-1895)의 ‘Vaga luna che inargenti.’
은빛 달이 비추는 밤을 노래한 것인데, 예전부터 그 멜로디와 가사에 혹하기는 했어도
이탈리아 글과 말을 모르는 주제에 배워 불러볼 엄두는 내질 못하고 있었다.
한 며칠 전 어떤 계기에선지 그 마음이 바뀌었다.
글을 모르더라도 가사를 베껴 적어 익히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사를 베껴 적는 것도 펜글씨 적어본지 오래 돼 쉽질 않았다.
한 며칠 노래를 들으며 가사 발음을 익히고 따라 부르니,
이제 1절은 어느 정도 외우게 돼 부르고 느끼기에 스스로 좀 흡족해지고 있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들은 루치아노 파바로티, 레나타 테발디 등 남녀를 불문하고 많다.
세계의 유수한 테너와 소프라노들 치고 이 노래를 안 부른 가수가 없을 정도다.
나는 그들 가운데 카를로 베르곤지(1924-2014)가 부른 이 노래를 제일 좋아한다.
이 노래의 아름다운 시에 가장 어울리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의 노래다.



1절은 어느 정도 가사를 안 보고도 따라 부를 정도니 이제 2절을 익혀야 한다.
아내는 노래가사를 적은 이 꼬질꼬질한 종이쪽지를 신주 모시듯 챙기는 내가 이상하게
보였던지 그게 뭐냐고 물었다. 나는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아내는 필경 그럴 것이다.
다 늙어가는 주제에 얘도 아니고 노래는 무슨, 그거 망발 아니요…






https://youtu.be/Lc4vKmTzBv8?si=Yzm6_PpFB-A9-aiB




#VagaLunaInargenti#CarloBergon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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