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화정은 낙엽의 천지다.
거리고 공원이고 광장이고 골목이고 어디든 바람 속에 낙엽이 휘날린다.
낙엽은 가을 꽃이려니, 낙엽이 우수수 바람에 날리니 낙화 아닌가.
게다가 화정(花井)이니 흡사 낙화가 꽃우물로 떨어져 내려앉아 수를 놓는 것 같으다.
낙엽에 취해 나도 몰래 할 일을 잊었다. 그리하여 낙엽에 이끌려 포도를 무작정 걸어가는데,
멀리 저 앞에서 낙엽을 머리에 수북이 인 누군가가 손을 흔든다. 만나기로 한 사람이다.
그도 나처럼 할 일을 잊고 포도를 걷고 있었다.
우리들의 할 일이란 서로들 만나는 것이었다.
#화정#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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