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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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iosity

‘별의 커비’

by stingo 2024. 5. 21.

화사한 봄날 아침, 가라산공원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등교하는 아이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다.
그런데 아까부터 뒤에서 허밍으로 부르는 단순한 리듬의 어떤 노래가 따라오고 있었다.
뒤를 돌아다 봤더니, 깜찍하게 생긴 꼬마아이가 쫄랑쫄랑 내 뒤를 따라오는듯 하면서 흥얼대는 노래다.
그러려니 하면서 나는 다시 걷고 있는데 그 노래소리는 뒤에서 계속 나를 따라온다.
문득 무슨 노래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 그 꼬마아이에게 물었다.

”얘야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니?“
아이는 내가 멈춰 세웠는데도 놀라지도 않고 나를 빤히 쳐올려보며 “별의 커비예요” 한다.
“별의 커비, 그게 뭔데?”하고 다시 물었다. 아이는 내 물음에 활짝 웃으며,
“입이 커서 뭐든 입으로 받아들이는 커비, 그 커비예요” 한다.
그러면서 다시 흥얼거리며 걸어간다.
내가 그 아이 뒤를 따라가며 ”그 커비가 누군데?“하고 다시 물었다.
아이도 다시 걸음을 멈추더니 ”악당을 물리치는 귀여운 용사예요, 뭐든 입으로 넣는, 입이 큰…“
그러는 사이 학교 교문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그 꼬마아이는 나를 보고 손을 흔들고는 걸어갔다.
‘별의 커비’ 그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커비가 어떤 모습인지는 몰랐지만, 나는 아마도 저 꼬마처럼 생겼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늘 하나 알았다.
꼬마아이들 사이에서 닌텐도 게임시리즈인 ‘별의 커비’가 대단한 인기라는 것을.
그리고 커비가 큰 입으로 모든 악의 무리들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나로서는 대단한 발견이었다.
모처럼 젖어보고 느껴보는 동심, 오월의 하늘은 푸르고 화사했다.







#별의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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