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신임 국정원장.
참으로 끈질기다.
'생명력'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고 싶으나, '생명'과 박지원은 어울리지 않는다.
굳이 표현하자면 '불의의 생명력'이라고 해야할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 되기 전이다.
그는 대통령의 꿈을 안고 정계 은퇴를 번복했다.
그 얼마 후 기자들과 만났다. 박지원 등 DJ의 참모들이 배석했다.
만난 날 그 하루 전,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이 사망했다.
나는 미테랑 대통령을 애둘러 DJ에게 정계 은퇴 번복의 배경을 따져 물었다.
미테랑 대통령도 저 세상으로 갔다. 이는 곧 우리 세대 거물 정치인들의 종언을 의미한다.
연장선에서 DJ 귀하의 정계 복귀는 좀 가당찮다.
미테랑의 죽음을 애둘러 한 이야기에 DJ를 포함해 좌중이 어리둥절해 했다.
내 말의 의미를 박지원 이 자만 딱 알아챘다.
자리를 끝내고 일어서 나오려는데, 박지원이가 내 어깨를 잡았다.
그러면서 하는 말,
"김 부장, 우리가 청와대를 곧 접수합니다."
그러고 얼마 안 돼 DJ가 정권을 잡았고 지금 기승을 부리는 좌파정권의 불쏘시개가 됐다.
그게 언제 적 시절인가.
그런데도 여직껏 박지원이는 저렇게 살아남아 국정원장 자리까지 꿰 찼다.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 보도를 보면서 나는 정의와 불의가 헷갈린다.
명징한 정신의 아침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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