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들은 이내 놀라운 비밀을 드러냈다. 나는 나무들이 땅속 경로체계로 연결되어 거미줄처럼 얽힌 채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나무들은 땅속 경로를 매개로 더는 부인할 수 없는, 예로부터 내려온 복잡함과 지혜를 감지하고, 인연을 맺고, 상호작용을 한다. 실험을 수백 번 했고 한 가지 발견은 다음 발견으로 이어졌다. 과학 탐구 과정에서 나는 나무와 나무 사이의 의사소통과 숲이라는 사회를 만들어내는 관계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냈다…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무들은 나에게 그들이 얼마나 민감하며 잘 반응하는지, 그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대화하는지 보여 주었다. 조상에게 물려받은 일 때문에 숲과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그 후에도 숲은 어릴 적 살던 집이 있던 곳, 위안을 주는 곳, 캐나다 서부에서 경험한 모험의 장소가 되어 주었다. 숲과의 인연은 자라나 숲의 지혜에 대한 더 총체적인 이해가 되었고, 나아가 숲의 지혜에 대한 우리의 존경을 다시금 회복할 방법, 자연과의 관계를 치유할 방법에 대한 탐색으로 이어졌다…
숨겨진 지하의 진균 네트워크를 통해 나무들이 메시지늘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조사하던 중, 최초의 실마리 하나가 등장했다. 대화가 오가는 비밀스러운 길을 따라가다가 나는 땅속의 진균 네트워크가 숲 바닥을 온통 뒤덮고 모든 나무를 연결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거점 나무들과 진균이 만들어 낸 연결점들이 별자리처럼 이어져 있었다. 이내 드러난 간략한 지도를 통해 놀랍게도 어린 나무를 되살려내는 진균 연결 고리의 원천이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들임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크고 오래된 나무들은 모든 이웃을 연결한다…
나이든 나무는 어떤 묘목이 자신의 친족인지 아닌지 구별할 줄 안다. 오래된 나무들은 어린 나무들을 양육하고 인간이 아이들을 기르는 것과 똑같이 어린 나무에 음식과 물을 준다… 오래된 나무들은 자식 나무들을 엄마처럼 보살피고 있다.
어머니 나무.
풀의 의사 소통, 보호, 감각의 중심에 있는 장엄한 허브(hub), 어머니 나무가 죽는 날이 오면 어머니 나무는 무엇이 득이 되고 해가 되는지, 누가 친구이고 적인지, 끝없이 변하는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남을지에 대해 알고 있는 바를 친족과 후손 나무에 나누어주며 대대로 이어질 지혜를 물려준다. 이것은 바로 모든 부모가 하는 일이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어머니 나무를 찾는 모험에 동참하면 좋겠다. 숲에서 가장 큰 나무를 찾았다면, 그 나무가 바로 어머니 나무이다. 어머니 나무는 숲을 기른다. 어머니 나무는 숲을 되살아나게 한다.
- 수잔 시마드(Suzanne Simard)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Finding the Mother Tree)> 서문에서 -
#FindingTheMother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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