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이 올지를 예상 못한 건 아니었지만, 막상 닥치니 좀 어리둥절합니다.
제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고 故 심건식(1947-1991) 형의 여동생이 연락을 해온 것입니다.
1991년 히말라야에서 실종된지 거의 삼십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여동생 분은 이 글을 오빠를 만난 반가움과 슬픔으로 보았다고 합니다.
형 가족의 뒷소식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썩 좋지않은 것으로 전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두어 번 가본 적이 있는 형의 당시 구기동 집도 이미 오래 전에 처분됐다고 했습니다.
여동생은 오빠가 남긴 흔적들을 목말라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갖고있는, 형에 관한 기사 등 자료들을 찾아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오늘 아침 서재를 뒤졌더니, 건식 형이 1989년 10월, 2회 '히말라야 사진전'을 할 적에
찍은 팜플렛이 나왔습니다. 형의 대표사진 몇 점이 담긴 접이 식의 팜플렛입니다.
팜플렛을 보니, 이것을 전해주던 형이 생각납니다.
형의 사진들 가운데는 한 여자를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형은 이 여자에 대해
오래동안 얘기를 했습니다. 네팔왕국의 공주이면서 당시 모델을 하고있던
수쉬마 샤니(Sushima Shani)라는 분입니다. 건식 형은 히말라야에서 이 여자 분의
신세를 많이 졌다고 합니다. 형은 이 여자 분의 미모를 많이 자랑했습니다.
지금에서 다시 보니 정말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미녀의 모습입니다.
30년 전의 모습 사진이니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은 어떤 모습인지,
또 어떻게 살고있는지 궁금합니다.
팜플렛의 아래 에베레스트 일출 사진은 전시회가 끝나고 형이 저에게 준 것입니다.
제가 지금껏 보관하고 있는 사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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