醉 中 理 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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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elf

醉 中 理 髮

by stingo 2020. 5. 22.

엊저녁에 좀 마셨는데도 아침이 거뜬하다.

동네 편의점에서 마셨고 후배들과도 잘 헤어졌을 것이다.

말짱한 기분으로 책상에 앉아 PC를 켜고 메일 답신을 하는데, 뭔가 머리 쪽이 좀 허전하다.

손으로 머리칼을 쓸어 만져 보았다. 어라, 머리카락이 짤막하니 손에 잡힌다.

머리카락이 웬지 어디 달아난 느낌이다.

이발한지 오래돼 머리칼이 그동안 많이 자라있었다. 그런데 그 머리칼이 없어진 듯 한 것이다.

거울을 보았다. 웬일인가? 머리칼이 짤막하게 이발이 돼 있었다.

엊저녁부터 아침까지 이발 한 기억이 없는데 이발이 돼 있으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순간적으로 좀 멍해지는 듯 했다.

그리고는 생각이 혼돈스러워 지면서 한편으로 누군가를 몽중에서 만난 듯한 생각이 흐물거렸다.

누구? 동네 단골 이발소 사장님이다. 그 사장님이 떠 올려지는 건 그 분을 만난 기억의 소산일 것이다.

그러니 결국 전날 저녁 후배들과 헤어져 집으로 오면서 이발소에 들러 이발을 했다는 얘기 아니겠는가.

醉中理髮, 그렇게 이발을 하고서도 나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나이를 먹으니 이런 저런 요상한 일들이 많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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