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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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diary

9월 5일

by stingo 2020. 9. 5.

오늘 오후 호수공원.

 

팔각정 전망 좋은 지점의 벤치에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앉아 가을 초입에 들어서고 있는 호수 풍광을 즐기고 있다. 멀리, 분수 물길이 높아져가는 하늘을 가늠해 보는 듯 치솟아 오르고 있다. 안온하고 평화스런 광경이다.

 

그 분위기를 갑자기 깨는 휴대폰 경보 메시지 시그널. 어디 어디서 확진자 몇명 발생 운운. 연일 매 시각 보내오고 있는 것인데, 그 시점의 시그널이 유독 더 크게 더 신경질적으로 울리는 것 같다.

 

공원 길로 다시 들어섰는데, 경보 수준의 그런 분위기가 이어진다. 자전차를 탄 단속원들이 공원도로를 오가며 소리를 친다. "마스크! 마스크! 어이 아저씨 마스크 좀 잘 써요!"

 

그래서 만은 아닐 것이다. 공원 길을 걷는 사람들은 예외없이 전부 마스크다. 자기 몸들 생각해서이겠지만, 한편으로 유니폼을 입은 듯 모두들 시키는대로 잘 따라주고 잘 적응해가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런 것 같고.

 

걷다가 답답해서 마스크를 코에서 좀 내렸더니, 맞은 편의 불콰한 시선이 언뜻 감지돼 어이쿠 하며 얼른 마스크를 올렸다.

 

잘 길들여진 순한 양들의 무리 속에 나도 한 마리 양일 뿐이지, 뭐 별 것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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