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코로나 확진자 수가 두 자리로 발표됐다. 오늘 그 얘기를 아내에게 하면서 문재인이 추석 전까지 두 자리 운운하더니, 슬슬 그걸 맞추고 있구나 했다. 아내가 발끈한다. 설마 그것까지 조작하겠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의 반문재인 속성이 분별이 없다고 나무란다. 아내도 물론 문재인을 싫어한다.
아내의 그런 반응에 거의 반사적으로 불쑥 나오는 즉흥적인 대꾸가 있다. “대통령 안 될 사람이 됐다”는 것. “나라 망치고 있다”는 말이 뒤에 이어진다. 나로서는 그 말로써 그만이다. 그 말 외에 아내와 미주알 고주알 따지기는 싫다. 그보다는 아내의 그 말을 혼자서 곰곰이 되씹어 본다. 정말 나는 문재인을 분별없이 싫어하고 무분별하게 비판만 하고있는 것인가.
자문자답인 셈인데, 분명 그런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게 처음부터 그렇게 된 건 아니다. 거의 모두들 그러하듯이 나도 처음에는 문재인을 믿었다. 잘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통령이 되기 전 북한산에서 우연하게 조우한 자리에서도 깊은 신뢰감을 보낸 적도 있다.
하지만 나의 그 믿음을 그는 대통령 취임을 하면서부터 철저하게 배신했다. 그 배신감이 쌓이고 쌓여 어느 사이에 나도 모르게 나는 문재인을 싫어하게, 그것도 극도로 싫어하게 된 것이다. 나같은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본다.
나도 누구를 미워하고 저주하기 싫다. 그러나 자고나면 생겨나는 부정과 부패, 불공정하고 정의스럽지 못한 권력의 비리를 접하면서 만정이 떨어졌다. 그러면서도 입만 열면 공정과 정의를 운위하는 문재인의 위선에 정말 만정이 떨어진다.
이런 나의 심정을 아내에게 차분하고 설득력있게 논리적으로 설명한 자신이 없다. beyond description 이랄까. 감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언뜻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그 분노의 내면은 좀 복잡하게 엮여져있다. 문재인은 대다수 국민들에게 이런 ‘분노의 심리’를 심어 놓았다. 그 또한 큰 잘못이다.
文대통령 "공정은 촛불혁명 정신…공정·정의·평등 위해 전진"(종합)
조선비즈
입력 2020.09.19 11:19 | 수정 2020.09.19 13:06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 취임사
청년의 날 맞아 3년 만에 다시 언급
공정 이루겠다며 재계가 우려하는 상법 개정안 언급
'권력기관 개혁' 의지 재확인…내주 회의에 尹총장 불참
"병역 비리 근절" 말했지만 秋장관 의혹 언급 없어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제1회 청년의 날을 맞아 "공정은 촛불혁명의 정신"이라며 "우리 정부는 청년들과 함께하고자 했고, 공정과 정의, 평등한 사회를 위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공정에 대해 "다 이루지 못할 수는 있을지언정, 우리 정부의 흔들리지 않는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3년 뒤 청년들 앞에서 그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공정'을 37번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공정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정부·여당이 재계 반발 속에 추진하고 있는 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을 들었다. 정부·여당은 이 세 법안을 '공정경제 3법'이라고 부르고 있다. 재계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외국 경쟁기업과 투기자본이 추천한 인사가 감사로 서임돼 국내 기업의 기밀 경영 정보가 새나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공정경제가 제도화되어야 혁신 노력이 제대로 보상받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며 "정부는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고리를 대부분 해소했고, 하도급, 가맹점, 유통 분야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법 등 공정경제 3법까지 갖춰지면 현장에서 그 성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공정을 이루겠다며 언급한 다음 방법은 '권력기관 개혁'이다. 그는 "공정사회의 기반인 권력기관 개혁 또한 끝까지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연다.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이 일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참석하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진행상황 점검, 검·경 수사권 조정, 자치경찰제 추진 방안 등 권력기관 개혁 내용 전반이 다뤄질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청년의 눈높이에서 '공정'이 새롭게 구축되려면 채용, 교육, 병역, 사회, 문화 전반에서 공정이 체감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방법으로는 "채용 비리 근절을 위한 공공기관 채용실태의 전수조사" "서열화된 고교체계 개편" "대입 공정성을 강화하는 교육 개혁"을 들었다. 또 "병역 비리, 탈세 조사, 스포츠계 폭력 근절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해 떠올리게 하는 부분은 없었다. 청와대는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논란이 된 '인국공 사태' 언급도 이날 연설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은 "여전히 불공정하다는 청년들의 분노를 듣는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것 같은 불공정의 사례들을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별을 해소하는 일이, 한편에서는 기회의 문을 닫는 것처럼 여겨졌다"며 "공정을 바라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공정에 대해 더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했던 2017년 5월 12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 비정규직 보안요원 입사자는 절대평가 방식의 적격심사 절차를 거치고 이후 입사자는 공개 채용 방식으로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공정하지 못하다"는 반발이 일었고, 문 대통령의 공항 방문 이후 입사자들은 "우리를 해고자로 만든다"고 항의했다.
문 대통령은 청년의 날을 맞아 청년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최근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던 부동산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 안정, 청년 등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단호하다"며 "주택 공급 확대를 차질 없이 추진하며 신혼부부와 청년의 주거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년들이 가진 혁신의 DNA는 '공정사회'라는 믿음이 있어야 더 큰 힘을 발휘한다"며 "'기회와 공정'의 토대 위에 '꿈'을 펼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청년의 눈높이에서, 청년의 마음을 담아 정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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