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쌀이 떨어져 쌀 팔러 가야지 했는데, 쌀이 들어왔다. 궁하면 통하는 모양이다.
쌀은 집 문 앞에 놓여있었다. 택배로 부쳐진 것이다. 누가 보내준 것이다. 누굴까.
누가 내 집에 쌀 떨어진 줄 알고 보내준 것일까. 오래 걸리지 않았다.
휴대폰에 택배회사로부터 온 배송정보에 떠 있다. 고등학교 동기다.
화성에서 큰 사업을 하는 친구인데, 공장 자투리 땅에 쌀 농사를 짓는다는 얘기를 언젠가 그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맞다. 작년인가에는 첫 수확 쌀을 보내주지 않았던가. 그걸 퍼뜩 알아챘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아무튼 쌀 떨어져 궁기가 흐르는 집에 쌀이 들어오니 집 안에 온기가 가득하다.
친구가 보내 준 것이니 배부르게 맛있게 잘 먹으면 될 것이다. 경기미라니 찰기와 맛도 있을 것이고.
벌써부터 배가 부르다.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고 했으니, 곧 쌀이 인심이고 천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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