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양귀자가 오늘짜 조선일보에 나왔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이다.
양귀자의 소설을 즐겨 읽던 때가 1980년대 초이니, 까마득한 옛 적이다.
그러니까 양귀자의 소설은 나에게는 클래시컬한 의미가 있다.
지금도 가끔씩 재미있고, 술술 읽혀지는 양귀자의 소설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얼마 전 양귀자가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는 일종의 시그널이 있었다.
'영원한 제국'을 쓴 이인화 교수가 '양귀자론'으로 평론문단에 데뷔했다는,
이인화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다.
이인화와 양귀자의 소설 작품에 격을 달리해 보는 독자들이 많다.
쉽게 말해 양귀자는 좀 통속적인 소설가라는 게 상대적으로 이인화와 비교되는 것이었는데,
그 이인화가 양귀자의 소설을 주제로 한 '양귀자론'으로 평단에 나왔다는 걸
그 기사에서 본 나로서는 좀 뜻밖이었다.
그게 10여 일 전이었고, 그리고는 오늘 양귀자가 오랜 은둔 끝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양귀자와는 조그만 인연이 있다.
1980년 1월 결혼 후 신혼생활을 부천 원미동 주공아파트에서 시작했는데,
그곳으로 간 배경에 양귀자의 소설 '원미동사람들'이 작용한 측면이 없잖아 있기 때문이다.
원미동 13평 주공아파트는 외사촌 형님이 사시던 아파트였고,
형님은 좀 큰 아파트로 가기위해 그 아파트를 나에게 떠 안기다시피 하는 상황이었다.
그 과정에서 '선심' 쓰듯 형님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배경에 양귀자의 '원미동사람들'이 있었다는 얘기다.
그 소설을 재미나게 읽으면서 부천 원미동이 다정다감하게 다가왔던 것이고,
그게 형님 아파트 구입하는 과정에서 미약하나마 영향을 준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좀 헷갈리는 게 있다. 내가 원미동 아파트에 입주한 게 1979년 하반기인데,
검색을 해 보니 양귀자의 '원미동사람들'은 1987년에 발표된 것으로 나와있다.
분명 나는 소설 '원미동사람들'을 본 후 원미동 주공아파트로 들어갔다.
그럼 그 전이나 그 무렵에 그 소설을 봤어야 말이 되는게 아닌가.
곰곰히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1987년 출간된 것으로 나오는 '원미동사람들'은
아마도 연작시리즈의 완결판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에서 그렇다.
기억으로 '원미동사람들'은 연작 소설로, 11권까지 나왔다.
그러니까 연작 중 첫 작품은 아마도 1979년 아니면 1980년에 문학지에 발표됐지 않았나하는 생각으로
유추해보면 내 기억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1/03/17/AGIVF7UCBZAITFFDRILVTRJM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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