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어'가 벵에돔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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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어'가 벵에돔으로

by stingo 2021. 4. 20.

양재동 '별난회집.' 29회 동기가 하는 횟집이다.

앉자마다 28회 백 머시기 선배가 주문을 한다.

여 종업원은 다소곳이 앉아 듣고있다.

"그, 아닌나 오늘 싱싱한 '뱅어'가 들어왔다 카던데 그 것 좀 썰이고..."

예, 알았습니다. 벵에돔...

 

술상에 회가 들어왔다.

마산사람들이 별로 못 보던 회다.

옆에 앉아 계시던 다른 선배가 "이기 무슨 회고?" 한다.

그 물음에 다들 갸우뚱 거린다.

 

주문할 때 주고받는 말이 좀 이상타 여겼던 터라,

아는 척 하며 한마디 했다.

"그거 벵엔가 뭔가하는 돔 같은데예. 좀 에러분..."

 

일단 나왔으니 한입들 먹어본다. 쫄깃쫄깃한 맛이 분명 돔맛인데, 맛있다.

주문한 선배도 한점 먹어보곤 맛있다는 표정이다.

회 한점에 소주 한잔을 주-욱 마시고 나서 하는 말이

"그런데, 어라 이건 뱅어가 아니잖나."

 

그랬다 그건 뱅어, 아니 병어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 무슨 회?

벵에돔 회였던 것이다.

종업원은 선배가 호기롭게 주문한 '뱅어'를 벵에돔으로 잘못 알아들은 것이다.

그 덕분(?)에 벵에돔 잘 먹었다.

 

나올 적에 보니 '벵에돔 1인분에 6만원'이라고 써 붙여 놓았다.

 

아, 그 놈의 사투리.

(2012년 4월 20일 오늘)

 

 

 

(퍼온 사진입니다)

 

 

오늘 SNS에서 이 글을 본, 전국의 풍광 좋은 산과 바다를 훑고 다니는 36회 한 후배가 정보를 알려왔다.

얼마 전 완도의 어느 식당에서 벵에돔을 보고 먹으려다,

1kg 9만원하는 가격표를 보고 아, 뜨거워라며 보리숭어로 바꿔 먹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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