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국내 출간 ,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다. 8권짜리 한 질로 나와 시중에 발매된다고 한다. 잘 됐다고 생각되는 것은, 이 책을 보고 북한의 실체와 남북한의 현실을 깨닫는 계기를 우리 국민들에게 안길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 책과 관련해 책을 펴낸 '남북민간교류협의회'와 출판사 측은 이런 저런 선전을 하고 있지만, 책의 핵심은 다른 것 없다. 오로지 김일성 우상화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김일성 우상화는 우리 국민들도 신물이 날 만큼 많이 접했고, 그래서 잘 알고 있다. 이 책, <세기와 더불어>는 아마도 북한의 김일성 우상화 작태의 실체를 더욱 현실적으로 깨닫게 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 김일성 우상화를 바탕으로 한 현금의 북한 3대 세습체제와 그를 바탕으로 한 북한의 허황된 전면적인 실체는 이 책을 보면 그 배경이 여실히 드러난다는 얘기다.
김질락
예전 통일혁명당 사건의 주범이었던 김질락은 체포된 후 사형선고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상적으로 전향을 한다. 물론 생명이 담보된 것이기에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김질락의 사상전향 고백서인 <주암산>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북한의 김일성 우상화와 그에 무지몽매한 북한주민들의 실상을 깨달았던 것인데, 그 계기가 바로 김일성의 이 회고록의 원전을 접하면서라는 것임을 간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을 한번 보라. 그러면 이 책이 얼마나 허황된 것임을 알게된다. 예컨대 이른바 항일지도자인 김일성의 '지도력'은 타임머신을 탄 듯, 시공을 초월한다. 김일성보다 훨씬 연장자인 안중근 의사의 이등박문 암살도 김일성의 '지도력'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을 천연덕스럽게 담고있다. 김일성이 이른바 항일무장 투쟁을 하면서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어 일본군을 물리쳤다는 만화같은 얘기의 원전이 바로 이 책인 것이다. 이런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허황된 주장을 바탕으로 북한이 영화도 만들었다. 이름하여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가 그것이다.
김일성의 이른바 주체사상의 핵심은 단순하다. 인간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지도자'의 영도를 받아야 한다. 그 '지도자'가 바로 김일성이라는 식이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세기와 더불어,' 이 책을 보다가 그 얼측없고 허황된 내용에 얼마 못 읽다 내동댕이 칠 것이다.
관련기사: www.chosun.com/culture-life/book/2021/04/21/2OXVIIFNNZAG7BFC45D6LKW4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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