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모습을 지켜보며 괴로워하시던 성모님의 마음. 지금 제가 2년 넘도록 그 마음을 체험하며 주님의 은총과 자비를 기도드리며 견디고 있다. 저는 어미로서, 가족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검찰개혁을 포기하지 말라고 아들에게 말했다. 이 고통의 긴 터널을 언제쯤 빠져 나올지 모르지만 이 시대의 법학자로서 민주주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깨어있는 교우들과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의 기도의 힘으로 언젠가는 밝은 날이 돌아오리라 믿는다. 감사합니다. 아멘!”
조국 전 법무장관의 모친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이 조국 사태와 관련해 김인국 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에게 보낸 편지 글이다.
조국과 그 가족의 하는 짓이 참으로 점입가경이다. 하다 하다 못해 이제는 종교까지 끌어들여, 조국을 예수로, 박 이사장 자신을 성모마리아인양 꾸려가고 있는 저 지경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무리 처지가 절박하고 억울할지언정 자신이 믿는 신앙까지를 담보해 저러는 것은 요설의 행태가 아닌가 싶고, 그 신앙에 모욕을 안기는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게하면서 저 죄를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솔직히 개인적으로 두렵기까지 하다.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 겟세마니 동산에서 홀로 피땀을 흘리며 하느님에게 간구한다. 그 간구 속에는 '사람의 아들'의 처지로 십자가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데 대한 일말의 공포심과 억울함이 섞인 토로도 묻어있다. 그러나 예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 주님의 뜻대로 이뤄지기를 하늘에 피눈물로 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주십시오. 그러나 아버지,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장 44절)
조국과 그 가족이 어떤 짓을 했고, 어떻게 사람들을 기만했는지 하느님은 안다. 그러니 그에 관한 모든 댓가는 주님의 뜻대로 이뤄질 것이다. 분명 그리 될 것이니 오로지 그들의 잣대로 함부로 예수와 성모마리아를 그들의 입에 담아 끌어들이는 것은 무엄한 짓이다.
조국 모친의 저런 편지에,
“읽고 또 읽으며 생각했다. 어머니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으면 우리는 끝까지 가야 한다. 읽는 분들마다 뜨거운 기운이 샘솟기를 빌며 편지의 주인께 마음으로 허락을 구하고 이 자리에 올린다. 다시 촛불!”
이라며 화답한 천주교평화구현사제단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김인국 신부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조국사태와 관련해 조국과 그 가족을 나쁘다고 믿는 대다수의 국민들과 이들을 단죄하고 있는 사법부의 판단은 무시하겠다는 것인가. 조국의 모친이 두둔하고 있는 조국의 이른바 검찰개혁의 속내가 어떤 것이고 그게 지금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인가를 모르는 국민들은 없다.
개인적으로 어제가 묵주9일기도 사흘 째였다. 어제 내 머리 속에는 하루 종일 예수의 겟세마니 동산에서의 그 기도와 그 기도가 의미하는 뜻으로 가득차 있었다. 조국과 그 가족의 이런 처사에 대한 예견이었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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