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 갈피에서 이 사진이 나왔다. 1993년 11월의 어느 날이다.
김영삼 대통령 첫 방미 때 수행해 김종환 워싱턴 특파원과 함께 백악관에서 찍은 사진이다.
한. 미정상회담 후였을 것이다. 사진 뒤에 동아일보 김영만 선배가 찍어 준 것으로 적혀있다.
이 사진을 찍은 후 워싱턴 시내 한인식당에서 소주를 마셨을 것이다.
소주를 공개적으로 팔 수가 없으니까 흰 종이로 감싼 주전자에 담아 몰래 마셨다.
그날 밤 취한 상태에서 호텔로 들어가 기사를 썼다. 그러다 잠이 들었다.
새벽에 눈을 떴을 때, 아이구 싶었다. 노트북은 켜져있는 상태였는데,
기사를 송고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기사를 보내지 않았다면 덩연히 징계감이다. 급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노트북을 살펴보니 어라,
기사는 보낸 것으로 나와있다. 그 취중에도 어떻게든 기사는 썼고,
모뎀 전송을 한 후 그대로 뻗어버렸던 것이다. 27년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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