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생전에 흥흥거리며 즐겨 부르는 노래가 몇 있었다.
아버지, 어릴 적 조실부모하시고 자수성가를 위해 일찍 고향을 떠나서일까,
모다 고향을 그리는 노래였던 것 같다.
하나는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로 시작되는 '꿈에 본 내 고향'이라는 노래였고,
또 하나는 '흘러가는 구름과 떠도는...'으로 시작되는 어떤 노래였다.
옛날 마산 집에 미제 제니스 전축이 있었는데,
어쩌다 한번씩 거기다 양판을 걸어놓고 당신 혼자 흥얼거리시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내 귀에 익은 노래다.
앞의 '꿈에 본 내 고향' 노래는 익히 많이 알려진 노래다.
그러나 뒤의 노래는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다.
제목도 모르겠고, 누가 불렀는지도 모른다.
이즈음 나도 한번씩 나도 모르게 그 노래의 멜로디를 흥얼거릴 때가 있다.
딱히 아버지가 그리워서 그러는 것이려니 보다는,
아버지 쯤의 나이를 지나고 나니 이런 저런 옛 생각이 많아지면서
귀에 익은 그 노래를 주절거리는 것이다.
한 때 그 노래가 어떤 노래인지를 찾아보려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워낙 오래된 노래이고,
또 별로 인기도 없고 관심도 못 끌었던 노래라서 그런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쩌다 그 노래를 오늘에사 찾았다.
유튜브 서핑을 하다가 발견한 것이다.
제목은 '울고싶은 마음'으로 1939년도에 나온 노래다.
부평초 작사에 이용준이라는 분이 작곡을 했고, 노래는 강남주라는 분이 불렀다.
그러니 1925년 생인 아버지 십대 때 좋아하고 불렀던 노래였던 것이다.
아버지의 이 노래가 어찌 오늘에서야 불현듯 내 앞에 다가온 것일까.
아버지 돌아가신지 벌써 40년도 훨씬 지났다.
아버지 부산 산소에 가 본지도 꽤 됐다.
그 게 마음에 걸렸었는데,
그 때문에 아버지가 그 노래를 통해 나를 찾아오신 것일까.
'mem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軍시절의 한 여름, 어떤 '도식(盜食)'의 추억 (2) | 2020.06.26 |
---|---|
老人들을 위한 '꽃보다 할배' vs.'Last Vegas' (8) | 2020.06.22 |
벽소령(碧宵嶺)의 달 (0) | 2020.06.07 |
옛 전우가 그리운 6. 6일 현충일, 그리고 김영준 대위 (5) | 2020.06.06 |
追憶의 사진 한 장 (5) | 2020.06.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