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의 경복궁.
늘 그렇지만, 경복궁에 미안한 점이 있다.
대개는 겸사겸사한 일로 경복궁을 만나기 때문이다.
오늘도 후배들과의 오찬 약속에 시간이 남아 경복궁역 5분 출구로 나와 경복궁을 보았다.
경복궁은 올 적마다 정도전을 만나고 그를 그리워하는 나만의 장소다.
나라 돌아가는 게 엉망이니 삼봉대감이 더 그리워진다.
王道정치를 꿈꾼 비운의 혁명가.
정도전에게 왕도는 곧 君德이니,
왕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하는 것이다.
三峰은 '君德首出庶物'이라 했다.
곧 '군덕은 만물 위에 뛰어나야 하며,
임금 된 분이 하늘의 뜻을 본받아 하면 만국이 모두 편안하게 된다'는 뜻이다.
작금의 나라 돌아가는 꼴에 견줘보면 만시지탄이나마
어느 누구는 반드시 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할 것이다.
삼봉 정도전이 최후를 맞은 옛 松峴 쪽 하늘에 무거운 구름이 끼어있다.
후배들과의 오찬은 몇 개월 만이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폭을 몇 잔씩 말아 먹으며
이런저런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는 재미가 솔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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