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내한테 한 소리 들었다.
아니, 당신은 그 좋은 고기들 다 마다하고, 그 이상한 그것만 줄창 드시우?
내가 잘 가는 마트 정육점에서 한우 스지를 사다 탕을 끓여 먹는 걸 보고 하는 소리다.
아내는 하기야 그럴 만도 할 것이다.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사 놓은 질 좋은 삼겹살을 나 먹기 좋게 장만해놨는데,
그걸 팽개치고 아내로서는 이상하게 보이는 스지만 줄창 먹어대고 있으니.
나는 아무거나 안 가리고 잘 먹는다. 그렇다고 육류는 그렇게 즐기지는 않는다.
고기가 당겨지는 때가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소주와 함께 당겨지는 게 고기다.
그럴 때 나는 10중 8은 스지를 먹는다. 나로서는 다른 어떤 고기보다 스지가 좋다.
그 이유는 간단히 말해 맛이 좋다는 것이다.
그에 더해 씹을 때 입안 가득 느껴지는 우직한포만감이 무엇보다 좋다.
맛 측면에서도 한우 다른 부위보다 고소하다. 그리고 오돌거리는 식감이 맛을 더 한다.
소주 한잔이 급히 먹고싶을 때는 그냥 푹 삶아 소금에 찍어 먹는다.
삶는 게 시간이 걸리고 좀 까다롭다.
그러니 아예 사 놓은 걸 푹 끓여 익혀놓은 게 있으니 그걸로 안주를 삼아 먹는다.
조금 느긋하면 탕, 그러니까 '스지湯'으로 먹는다.
된장 외 다른 걸 별로 넣지를 않는다. 된장과 소금, 그리고 대파를 넣어 함께 푹 끓인다.
스지에 된장 맛이 배어 흐물흐물해질 때가 가장 맛난다.
오늘은 냉장고에 두부가 보이길래 함께 넣어 먹었다.
맛 보다는 영양적인 측면에서 좀 낫겠지 ㅎ
'food, tas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의도 '하노'의 짬뽕 (0) | 2021.11.12 |
---|---|
제주 4題(1) - 서귀포의 이탈리안 맛집, '젠 하이드어웨이' (0) | 2021.11.03 |
대파香 가득한 '김훈 식' 라면 끓이기 (0) | 2021.08.12 |
건홍합(乾紅蛤), 건멸치 (0) | 2021.07.14 |
생물 오징어 회 (0) | 2021.07.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