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행은 5명. 고양 흥도동 '임가네한우마을' 육회가 좋다길래 몰려갔다.
먹어보고 추가를 결정하자며 우선 1인분을 시켰다. 500g. 소문대로 양이 푸짐하다.
그걸 반으로 갈랐다. 그렇게 해서 먹었는데, 그걸 끝내 다 못먹고 남겼다.
추가로 더 시킬 필요가 없었다는 얘기다.
내가 좋아하는 갈비탕은 그저 그렇고 그렇다는 얘기를 이미 듣고 있었다.
한 그릇 7000원. 요즘 시세에 비하면 싸다. 고기가 푸짐하게 들었다.
국물 맛이 좋았고, 푹 삶겨진 당면도 좋았다. 큰 갈비가 1대, 나머지는 살코기.
그 두가지 맛이 같을 수가 없다. 갈비는 아조 맛이 좋은데, 살코기는 그렇지 않았다.
육우의 살코기 같았다.
아무튼 그래도 먹을 만했다. 우리 일행은 각자 갈비탕 한 그릇 씩에 육회 1인분을 시켜
갈비탕은 깨끗하게들 비웠는데, 육회는 남겼다.
육회도 맛 있었지만, 아무래도 입에 익숙치가 않아 좀 질린 감이 없잖아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도 그렇지만, 다른 한 이유가 있다.
바로 곁자리 할머니의 엄청난 식성도 그에 조그만 영향을 끼쳤지 않았나 싶다.
아들 부부내외와 함께 오신 그 할머니는 아무 말없이 그냥 드시기만 하는데,
육회 1인분 500g에 갈비탕 한 그릇을 그야말로 게눈 감추듯 깨끗하게 비우고 있었다.
내가 그 할머니 드시는 모습을 지적하자 우리 일행은 그 할머니 다 드실 때까지 지켜보았는데,
할머니는 우리 시선에는 일체의 관심도 두지 않고 오로지 아주 맛있게 먹는데만 열중하셨다.
그걸 맞은 편에서 지켜보는 아들내외의 표정도 흡족해 보였다.
서오릉 근처에 있는 이 집은 하나의 거대한 기업 같았다.
우리는 11시 쯤 도착해 먹었는데, 그 얼마 후 그 큰 식당이 손님으로 빽빽했다.
입장하지 못한 손님들은 밖에서 번호표로 기다리고 있었다.
참, 육회 가격을 빠뜨렸다. 1인분 500g에 2만4천원이다.
우리 일행 다섯이 육회에 갈비탕, 그리고 소주 1병해서 먹고 마신 값 토탈이 6만3천원이다.
싱싱한 육회를 싼값에 즐기고 싶으신 분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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