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접종을 했다.
앞에 '코로나 백신'이라는 말을 붙여야 하는데, 그러기 싫다. 코로나에 질렸다는 뜻이다.
3차접종이라는 말에 앞서, '부스터 샷'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 말도 하기 싫다.
'부스터'라는 말에 연계되어지는 게 화이자니 모더나, 얀센같은 글로벌 제약회사다.
백신 세번 째 맞은 처지에서는 이 제약회사 하는 짓들이 고약하고 뭔가 속고있는 기분이다.
말하자면, 코로나 팬데믹 사태에 백신이라는 것으로 떼돈을 챙기며
인류를 갖고노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부스터'라는 말이 곧 3차접종이다. 하지만 이제 3차접종으로도 안 될 것이 분명한데,
그때, 그러니까 4차접종 때는 또 무슨 묘한 말을 들고나올까.
계속 이어질 백신접종이고, 바이러스는 그에 관계없는 듯이 설칠 것이라면,
백신에 대해 원천적인 의구심을 갖는 게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불빛을 향해 달겨드는 무슨 부나비처럼 백신에 매달리고 있다.
다른 어떤 방도가 보이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나 또한 그들 중이 한 사람이고.
오늘 아침에 아내와 3차접종을 놓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무슨 뾰족한 방법도 없을 뿐더러 이런저런 불편한 불이익이 예상되는
돌아가는 상황으로 보아 일단 맞자고 했다. 하지만 아내나 나나 좀 처연한 심정이었다.
일단 맞자는 결론과 함께 이런 말을 주고받았다.
내가 보름 일즉 맞았으니, 이번에도 내가 먼저 맞겠다. 그러니 니는 내 상태를 본 후 맞으라.
아내더러 그렇게 말했더니, 아내는 이런 투다. 요새 몸도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으니,
상태를 보아가며 맞으소. 그 전에 내가 먼저 맞겠소.
흡사 강물에 서로 먼저 뛰어들겠다는 심경들이다.
아츰부터 이기 뭐하는 짓인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네병원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혼잡하다. 대부분 3차접종하러 온 '어르신'들이다.
그러니 1, 2차에 비해 절차가 허수룩하다.
1, 2차 땐 접종에 앞서 의사가 간단한 문진을 하곤했는데, 그것도 없다.
나는 주민증을 갖고가질 않았다. 가지러 가겠다고 했더니,
그냥 주민증번호만으로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맞았다.
듣기로 화이자와 모더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 맞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냥 일방적이다.
물었더니 모더나라고 했다.
이런저런 불편을 해소하려면 접종 인증이 필요할 것 같아 물었더니
질병관리청의 COOV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했다.
한 20분을 기다리며 COOV엘 들어갔더니, 확인이 되질 않는다.
바쁜 간호사에게 다시 문의했더니, 대꾸도 하질 않고 그냥 종이 증명서를 발급해 준다.
종이증명서를 들고 집에 오니 문자로 또 접종확인 메시지가 들어와 있다.
어쨌든 나는 이것으로 3차접종을 했다. 이것으로 공화국의 국민된 도리를 다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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