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0년, '김일성 닮기' 김정은의 코스메틱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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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iens(사람)

집권 10년, '김일성 닮기' 김정은의 코스메틱 포인트

by stingo 2022. 4. 29.

북한의 김정은이 집권 10년을 넘기고 있다.

김정은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1년 12월 사망하면서

그의 후계자가 됐지만, 북한은 2011년 4월 11 조선로동당의 제1비서로 추대된 시점을

그의 실질적인 집권으로 공식화하면서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집권 10년에 이른 북한과 김정은의 핵심적 키워드는 핵무기다.

핵무기를 통한 무력강화를 내세우면서 안팍으로 요지부동이다.

안으로 김정은 1인 세습권력 강화를 통한 체제결속을 다지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모든 외교전략을 오로지 핵무기에 의존해 국면을 이끌어가려는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면서 실익을 추구하려는 정책에 변함이 없다.

그런 탓에 김정은의 모습은 10년 전 그의 모습이 아니다.

 

 

 

지난 25일 밤 평양에서 개최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많이 다부져 보이고 많이 노련해진 모습이다. 

10년 전 김정은이 집권했을 당시, 

그는 공식석상에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게했다.
언행도 좀 어설프긴 했지만 김일성을 떠올리게 하는 굵직한 저음의 카리스마적인 것이었다.
화장과 분장 등을 통한 상징 조작은 공산독재 전체주의 권력유지의 한 특성이니 그럴만도 했다.
북한으로서는 김정은을 김일성으로 닮게하는 건 대내외적인 선전이 목적이겠지만, 

무엇보다 3대 권력세습의 정당화를 도모하면서 김정은의 지도력 강화를 통한 내부적인 결속의 강화에 있다. 

 

북한주민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김일성에 대한 숭배의 기풍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김정은의 '김일성化'는 더 노골화돼왔다.
근자에 각종 공식행사에 등장하는 김정은이 가죽 롱코트 차림이나

검은 뿔테안경, 러시아식 털모자 등을 착용한 모습을 종종 본다.

이 또한 김일성 생전의 유니크한 차림으로, 김일성의 풍모를 깔고있는 것이면서

이를 통해 김일성 모습 떠올리기를 북한주민들로 하여금 종용하고있는 것이지만,

한편으로 집권 10년 동안의 행적으로 나름 다져진 김정은 특유의 모습을 선전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지난 25일 북한의 항일무장군사조직인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열병식에

나타난 김정은은 그간의 지위와 모습에서 업그레이드 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껏 한번도 입지 않았던 하얀 대원수복을 입고 등장했는데,

이는 김정은이 2012년 집권과 함께 수여받은 '공화국 원수'에서 '공화국 대원수'로 승진함과 아울러

역시 대원수인 할아버지 김일성과 동렬선상으로 부상한 것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ICBM으로 전환가능한 장거리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는 김정은의 최근 모습



아래 글은 2012년 김정일 사망 당시 새로운 북한 지도자로 등극한 김정은의

상징조작을 통한 용모와 언행을 메이크업 차원에서 써 본 것인데,

이로써 집권 10년차 김정은의 용모와 언행을 대강으로나마 짐작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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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의 '메이크업' 포인트 - (2012. 1)


화장, 즉 메이크업(makeup)은 인간의 자연스런 의지이며 행위이다.

자신을 '미용'이라는 측면에서 드러내 보이기 위한 것이 메이크업이다.

그러나 화장이 꼭 반드시 그런 면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화장법(cosmetique)'의 다의적 차원에서 보자면 '감추기 위한 것',

그리고 '위장하기 위한 것'도 화장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 '분장'이란 다른 말도 있기는 있지만,

이 또한 메이크업 개념의 화장과 같은 행위다.

옛 조선시대 참수형을 맡은 망나니도 형 집행 전에 화장을 했다.

이런 경우는 자신을 감추고 싶어하는 화장이다.

일본 사무라이 전통 가운데 '하라키리(切腹)'라는 할복자살에서도 화장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자살 전, 배우자와 작별을 하는 가운데,

배우자가 화장을 해준다는 것인데, 이 경우는 어떤 의미에 해당되는 것일까.


정치지도자들에게도 화장은 필수적이다. 오바마도 이명박 대통령도 물론 전속 화장사를 두고 화장을 한다.

정치지도자들에게 화장은 미용 개념의 일반 화장보다 상당히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때와 장소, 그리고 특히 상황에 따라 해야하기 때문이다.

와병 중이라면, 병색을 드러내지 않게 하는 게 정치지도자들의 화장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치지도자들에겐 화장과 분장이 같은 선상에서 이뤄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2011년 4월 조선로동당 제1비서로 추대될 당시의 김정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력을 세습한 그의 아들 김정은도 어리긴 하지만 정치지도자다.

김정은은 불과 며칠 사이에 우리들에게 상당히 익숙해졌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과 장례식, 그리고 그의 후계구도와 관련해 연일 매스컴을 통해 듣고 본 덕택이다.

 

그의 용모와 풍모는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닮았다.

직계혈통이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지만, 그래도 너무 쏙 뺐다.

옆머리를 짧게 밀어부친 상고머리는 김일성 주석의 젊은 시절 모습과 너무 비슷하다.

그리고 처진 입술, 길게 찢어진 눈, 짙은 눈썹, 짝짝이 귓볼 등이 김일성 주석을 빼 닮았다.

너무 닮았으니, 김정은으로 하여금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얼굴을 닮게하기 위해

성형수술을 했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그 것도 무려 6번씩이나 했다는 것이다.

후계세습을 위해서는 인민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상징조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적 공산국가의 특징이다.


성형수술이 사실이라면, 김정은으로서는 북한의 현재 사정상 아버지 김정일보다는

할아버지 김일성 쪽으로 닮도록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했을 것이다.

김정은의 성형수술 전 본래 모습도 아마 얼굴골격이나 신체적인 풍모면에서

김정일보다는 김일성과 닮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측면도 물론 고려됐을 것이다.

 

 

 

 

김일성의 이름만 들어도 까빡하는 북한사회다. 북한당국은 김정은의 이런 과정을 통해서도

김일성의 풍모와 카리스마를 김정은의 후계체제 합리화 등 정치적 입지 강화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김정은의 용모 문제에 있어 아버지 김정일이 완전 배제된 것은 아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로 이어지며 공통적으로 닮은 부분이 있다.

이마와 광대뼈다. 셋 모두 넒은 이마를 가졌다.

넓은 이마는 관용과 인자함을 나타냄과 동시에 지혜가 많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또다른 셋의 공통점은 광대뼈가 튀어나오면서 발달된 모습이라는 것인데,

이는 업무 추진의 적극성과 활달성을 나타내 준다.

 

 

2011년 12월 사망한 아버지 김정일을 조문하고있는 김정은



이번 김정일의 사망과 애도기간 중 김정은은 공개적으로 많은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일 시신 참배와 조문객 접견, 그리고 추도식 등에서다.

그의 표정은 한마디로 '어두운 색' 일관이었다. 그러나 어두우면서도 다양한 표정들이었다.

그 게 물론 자연스런 표정들은 아닐 것이다.

북한 같은 전체국가에서 인민대중들 앞에 권력자가 모습을 드러낼 땐 철저한 연출과 조작이 따른다.

이러한 대중조작의 일환으로 메이크업이 필수적으로 동원된다.

김정은은 김정일 시신 앞에서 울컥해하는 모습도 나타냈고,

추도식에서는 침울하면서도 단호한 표정을 시종일관 유지했다.


그런 표정을 두드러지게 나타내기 위한 메이크업이 따랐을 것이다.

그 포인트는 뭘까. 우선 아버지와 '지도자'를 여윈데 대한 슬픔의 표현일 것이다.

이 부분은 김정은이 울컥인다든가, 눈물을 삼키는 모습에서 극대화됐다.

메이크업 포인트는 엄숙한 가운데 비통하고 침통한 표정으로

아버지를 여윈데 대한 '슬픔의 효심'을 연출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은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후계자로서의 위상과 함께 어려운 난국을 극복해나갈 자신감의 의지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이 부분은 메이크업 상 사실 좀 어려웠을 것이다.

우선 김정은의 나이가 20대로 어린 만큼, 그 수준의 의지를 어떻게 그려내야할 것인가의 문제다.

이 부분에선 김정은의 굳게 닫친 입술과 눈빛이 특히 부각됐는데,

꾹 다문, 그러나 길게 처진 입술과 눈빛을 더 근엄하게 표현하는 화장법이 필요했을 것이다.

 

'지도자'가 너무 어리다는 지적도 물론 감안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이를 캄플라지 한 시도 등은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김정은의 피부는 멀리서 봐도 뽀앴다. 나이 어린 티가 역력했다.

이런 점에서 북한당국으로서는 연소한 김정일의 모습을 차라리

'젊은 지도자'로 부각시키는데 치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 다음으로는 앞에서 얘기한 카리스마틱한 특징을 나타내는데 치중한 모습이다.

이를테면 광대뼈를 좀 더 튀어나오게 한다든가,

이마를 더 넓게 부각시켜 드러내게 하는 화장에 포인트를 줬을 것이다.


전체주의적 공산체제하 절대권력자들이 죽으면 공통된 특징이 하나 있다.

시신을 화장한다든가 매장하는 게 아니라 '전시'하는 것이다.

시신을 특수기술로 방부처리해 영원토록 인민대중에게 보이게 하는 것이다.

절대 독재권력의 영속성을 위한 하나의 '아이콘'적인 역할을 그들은 죽어서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레닌과 스탈린, 마오쩌둥, 호치민, 김일성 등이 모두 그랬고, 이번에 사망한 김정일도 그런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 독재자의 시신과 용모는 죽을 당시의 모습으로 꾸며진다. 그러니 그 게 자연스런 모습일리가 없다.

얼굴은 일관되게 푸른 빛 감도는 포르말린 범벅의 음험한 모습이다.

 

 

 

참배를 위해 안치되고 있는 김정일의 시신


 

김정은이라고 그런 사실을 모를리 없을 것이다.

연장선에서 김정은 자신도 별탈 없이 죽으면 할아버지,

아버지와 같은 사후의 전철을 밟게된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화장과 분장을 하면서 김정은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20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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