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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網恢恢 疎而不失 오늘짜 조선과 중앙일보의 1면이다. 오늘짜를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어제 떠들썩하게 치러진 故 박원순 시장의 영결식 그 다음 날이라서다. 두 신문 모두 박원순 영결식에 관한 보도는 1면에 한 줄도 없다. 뒤 쪽으로 밀렸다. 다른 신문들은 모르겠으나 대동소이할 것이다. 조선일보는 1면 사진으로, 세찬 비가 내리는 광화문 광장에 우산을 쓴채 길게 줄을 선 故 백선엽 장군 추모 행렬을 싣고있다. 중앙일보는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피해자인 전 비서가 자신의 변호사에게 폭로했던 입장문을 1면 톱으로 싣고있다. 전문이다. 두 신문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박원순과 백선엽, 이 두 죽음을 놓고 봤을 때, 국민들에게는 백선엽 장군의 죽음이 '빛'이라면, 박원순의 그것은 '어둠'이 아닐까라는 것. .. 2020. 7. 14.
신임 국정원장 박지원 박지원 신임 국정원장. 참으로 끈질기다. '생명력'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고 싶으나, '생명'과 박지원은 어울리지 않는다. 굳이 표현하자면 '불의의 생명력'이라고 해야할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 되기 전이다. 그는 대통령의 꿈을 안고 정계 은퇴를 번복했다. 그 얼마 후 기자들과 만났다. 박지원 등 DJ의 참모들이 배석했다. 만난 날 그 하루 전,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이 사망했다. 나는 미테랑 대통령을 애둘러 DJ에게 정계 은퇴 번복의 배경을 따져 물었다. 미테랑 대통령도 저 세상으로 갔다. 이는 곧 우리 세대 거물 정치인들의 종언을 의미한다. 연장선에서 DJ 귀하의 정계 복귀는 좀 가당찮다. 미테랑의 죽음을 애둘러 한 이야기에 DJ를 포함해 좌중이 어리둥절해 했다. 내 말의 의미를 박지원 이 자만 .. 2020. 7. 4.
秋 美 哀 추미애 법무장관의 윤석렬 검찰총장에 대한 이런 저런 저격성 발언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원래 그런 사람으로 치부해왔던 터라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조선의 풍자시인 김삿갓의 시에 이런 게 있다고 전해지는데, 사실일까요.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추미애가 떠 올려지는 시지요. ​ 秋美哀歌靜晨竝, 雅霧來到迷親然. 凱發小發皆雙然, 愛悲哀美竹一然. (추미애가 정신병, 아무래도 미친 년. 개발소발개쌍년, 애비애미죽일년). ​ 한자음으로 읽으면 이렇지만, 그 내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딴 판입니다. ​ "가을날 곱고 애잔한 노래가 황혼에 고요히 퍼지니, 우아한 안개가 홀연히 드리운다. 기세 좋은 것이나 소박한 것이나 모두가 자연이라, 사랑은 슬프며 애잔함은 아름다우니 하나로 연연하다.“ ​ 발음으로 읽는 것과 .. 2020. 6. 29.
1951년 生 1951년생 토끼띠. 6.25 전쟁의 와중에 태어났기에 어려운 세대로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들은 정작 그 어려웠던 시절에 관해서 잘 모른다. 물론 어릴 적 얘기는 여기저기서 들은 적은 있다. 하지만 그런 얘기들은 추억이라는 스크린으로 다소 포장된 것들이기에 생각하기 나름인데, 나로서는 그 시절이 그저 몽롱하게 느껴질 뿐이다. 대구 대봉동이라는 곳에서 태어났는데, 몇 가지 기억은 있다. 먼지 자욱한 신작로 한 켠에 서 있던 미군 지프에서 키 큰 미군이 내려 나를 들어 올린다. 겁에 질린 나에게 그 미군은 파안대소하며 초콜릿을 안겨준다. 무지 더웠던 한 여름, 방천이라는 냇가 평상에 또래들끼리 모여앉아 썩은 사과를 다퉈가며 먹고 있다. 남겨진 그 시절의 한 흑백사진에는 휴가를 나왔는지, 군복 차림의 아버지가.. 2020. 5. 28.
文 대통령, "4.15총선은 민주주의 축제" 문재인 대통령도 4.15총선의 부정선거 의혹 논란을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그 의혹이 사실이라면 집권세력의 핵심인 대통령으로서 그가 그 전모를 모를리가 없다. 사실이 아닌 것이라면, 어쨌든 여론조사 상으로는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있는 처지에서 상당히 억울할 것이다. 그러니 뭔가 한 마디라도 그 입장을 밝히는 게 대통령으로서 상식적이면서 국민들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그는 지금껏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 18일 한 마디 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아니고 애둘러 슬쩍 건드리고 간 것인데, 문재인의 이 언급은 세계보건기구(WHO) 총회 초청연설에서 나왔다. "... 전국 단위의 총선거에서는 엄격한 방역 절차에도 불구하고 2,9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습.. 2020. 5. 19.
늘그막에 다시 본 '覇王別姬' 며칠 전 대한극장에서 본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영화는 보기 전에 대개 선입관이라는 게 있다. 대충의 스토리라든가 그에 따른 관점을 갖고 영화를 본다. '패왕별회'는 1993년에 봤으니, 그 선입관이 더 강했다. 그런데 그 때 본 것으로 가졌던 그 선입관이 많이 빗나갔다. 1993년에는 무척 재미있게 봤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영화가 중국 전통의 '경극(京劇)'을 배경으로 동성애에 따른 주인공들의 사랑과 배신에 얽혀진 갈등과 고뇌가 주제일 것이라는 선입관이었는데 어제 보니 그렇지가 않았다. 물론 동성애도 드문드문 느껴졌으나, 예전에 봤을 때 처럼 그렇게 강렬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보다는 차라리 중국의 지난한 근. 현대사를 거쳐오면서 수난 속에 그 명맥을 이어 온 .. 2020.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