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불당골의 가을.
단풍으로 물든 산은 그 자체로 하나의 수채화,
그로써 짙은 가을의 한 가운데 그 심연에 제 모습을 저울질하고 있고,
나무들은 온몸으로 낙엽을 바람에 흩뿌리면서 웅얼웅얼거린다.
가장 아름다울 때,
스스로를 털어낼 줄 아는 그 지혜를 나무를 통해 배워야 한다.
불당골로 접어드는 초입의 언덕 길을 한 할머니가 느릿한 걸음으로 올라가고 있다.
이른 가을 아침의 바틋한 양광이, 짙은 단풍의 수목과 어우러져 흡사 석양 같은데,
그 햇살 속 낙엽 흩어진 언덕길을 긴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걸어가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인생의 황혼길이 저런 것이려니 하는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월순이라는, 전라도가 고향인 팔순의 저 할머니는 내가 달순할매, 달순할매 하고 불러주면 어린 아이마냥 좋아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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