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시는 서동훈 선배의 신작이 <소설한국> 신년호에 게재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 잡지를 사보려하던 차 오늘 국회도서관에 그 책이 있기에 냉큼 읽었다.
‘황룡사 최후의 날‘ 제하의 단편소설이다.‘
몽고군의 고려 침입과 그에 따른 황룡사 소실이 내용의 큰 줄기라는 점에서
역사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삼국유사를 쓴 일연의 회고를 빌어,
황룡사 소실의 안타까움과 부패하고 부실했던 고려왕조를 책망하고 있는 것이
시방의 우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강하게 던지고 있다는 느낌에서는
뭔가 어떤 다른 형식의 소설 같기도 한데 과문한 탓에 그 구분을 잘 못하겠다.
한편으로 나로서는 서천, 건천진, 단석산, 오봉산 등 지금도 옛 이름 그대로인
고려시대 경주와 그 인근의 지명이나 명소, 풍광에 대한 서 선배의 소설 속 묘사가
아주 살갑게 다가온다.
서 선배의 고향이 경주 아화 오봉산 기슭 ’쪽샘‘이고 내 아버지 고향이자
나의 큰집 또한 아화 오봉산 아래 마을로 서로 지척 간이라 그런 것인가.
이런 요지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선배에게 보냈더니 이런 답신이 왔다.
“내 고향은 아화 모량 사이에 있는 건천이지요.
오봉산 단석산은 내 어릴 적 놀이터였고요.
읽어주셨다니 너무 고맙습니다.
부패한 정치와 민중의 반감이 나라를 망친다는 주제지요.”
나 또한 선배의 이 소설에서 이재명 등이 분탕질을 한
이 나라 돌아가는 꼴과 관련해 선배가 고려왕조 최 씨 무단정치를
빗대 뭔가 메시지를 전하고있는 느낌을 받았지만,
소설의 본령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 그런 느낌을 선배에게 전하지 않았는데,
이 답신에서 보듯 내 느낌이 크게 빗나가지는 않았다는 걸 알았다.
선배의 고향과 관련해 예전에 ‘아화 쪽샘“이라고 분명히 들었는데,
거기가 아니라고 하니 어떻게 된 노릇인지 모르겠다.
물론 건천도 아화 바로 곁이니 지척 간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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