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독일 정통 클래식카메라, Diax IIb 풀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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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독일 정통 클래식카메라, Diax IIb 풀 세트

by stingo 2023. 3. 24.

옛날 카메라들 중에서도 수집 쪽에 구미를 돋우는 카메라를 ‘클래식카메라’라고들 한다.
물론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다. 라이카니 짜이스 이콘 등의 브랜드에서 출시된 카메라들을 통상적으로 명품들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클래식카메라라 하면 명품을 일컫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명품이 아니더라도 사진기의 역사성이나 결과물의 퀄리티에 따라 얼마든지 그런 명칭으로 붙여질 수 있는 카메라들이 허다하다.

포스 디악스(Voss Diax), 이 카메라도 나는 독일의 정통 클래식카메라로 분류한다.
1947년에서 1957년 사이 독일의 광학기업인 발터 포스(Walter Voss)에서 출시된 이 카메라가 그렇게 대중적이지는 않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인지도가 높질 않다. 하지만 이 카메라도 1950년대 흑백필름의 필름카메라 전성시절,
독일 중심의 유럽과 미국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카메라 아이템의 하나였다.


내가 이 카메라를 처음 접했던 건 1990년대 말, 한창 클래식카메라에 흥미를 쏟고있던 때다.
그 무렵 이베이(eBay)에 보기에 깨끗한 이 카메라가 하나 떴길래 호기심에 경매에 들어가 어렵게 따냈다.
그 때 그 카메라는 Diax IIa였고, 부착된 50mm 표준렌즈는 슈나이더(Kreuznach Schneider) Xenar f.2.0이었다.
이 카메라에 흑백필름을 넣어 당시 우리 집에 잠시 올라와 있던 대구동생을 찍었다.


사진이 좋았다. 심도가 깊고 흑백의 명암이 명료하면서도 레트로한 맛을 주는 게 나로서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동생도 좋다면서, 당시 출간 예정이던 자신의 시집 저자사진으로 사용하겠다고 했다. 그 이후 나는 이 카메라를 신뢰하게 됐고,
이베이에 깨끗한 Diax가 나오면 밤을 새우서라도 지켜보며 잡으려 애를 썼다.    


나의 손을 거쳐간 이 카메라들이 많다. 이제 남은 건 단 한 대, Diax IIb 뿐이다. 나의 이 카메라는 렌즈가 셋이고
그 외 필터를 포함해 이런 저런 액세서리가 많다. 우리 말로는 이걸 풀 세트라 할 것인데,
영어로는 풀 아웃핏(full outfit)이라 한다.


어제 모처럼 그 카메라를 꺼내 보았다. 작년 8월 경에 꺼내보고 처음 마주한다.
옛날 카메라들은 정기적으로 만져주고 손질을 해줘야 한다. 먼지도 털어내고 기름도 쳐줘야 한다.
셔터 릴리즈 가동도 시켜보고 렌즈도 닦아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카메라는 오랜 만에 대하는 것이다.
점검을 해보니 별 이상은 없다. 셔터도 매 속도에서 잘 터지고, 렌지파인딩도 이상이 없다. 오랜 만에 닦고 기름치고 조정하는,
그러니까  CLA(clean, lubricate and adjust)를 해주니 카메라가 새삼 새생명으로 태어난 것처럼 보인다.

이 Diax IIb full outfit의 구성은 이렇다.
Diax IIb camera
50mm Xenar f.2.0
90mm tele-Xenar f.3.5
35mm wide Isco-Gottingen f.3.5
Universal Finder
그리고 각종 필터와 그밖의 액세서리들이다.


나의 이 Diax IIb full outfit은 브라운 색의 오리지널 전용 가죽케이스에 담겨져 있다.
2000년대 초반 경매로 구입할 적부터 이 케이스에 담겨져 있었다.
이 케이스에서 1950년대의 향수가 더 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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