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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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taste

아르헨티나 와인

by stingo 2023. 5. 14.

오랜 만에 맛 보는 와인이다. 아내가 지인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인데, 아르헨티나 산 트라피체, 말벡(Trapiche, Malbec) 레드 와인이다. 레드 와인을 그 쪽 말로는 비노 띤또(Vino Tinto)라던가. 말벡이란. 아르헨티나에서 수확되는 포도의 한 품종이라고 한다. 맛이 꽤 괜찮다. 와인 맛을 잘 모른다. 그저 가볍고 달콤한 것보다는 좀 텁텁한 맛의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을 주는 와인이다.



아르헨티나 와인하면 생각나는 와인이 있다 'SM 와인으로, 1996년인가 그 나라로 출장 간 적이 있는데, 아르헨티나 당국에서 수행기자들에게 와인 한 병씩을 선물했다. 그 와인 브랜드 'SM 와인'이다. SM은 이름의 이니셜인데, 카를로스 사울 메넴(Carlos Saul Menem), 즉 당시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것으로, 그의 포도농장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했다. 그 게 어느 수준의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르헨티나의 자국 와인에 대한 자부심은 유럽인들에 버금갈 뿐더러 이름난 와인들도 많다.

그 와인을 일을 끝내고 호텔방에서 단숨에 마셔버린 기억이 있다. 드라이한 맛에 향내가 짙은 와인이었다. 한국으로 왔을 때 공항에서 와인 맛을 잘 모르던 후배가 자기가 받은 그 SM와인을 갖고가기 귀찮다며 나에게 주길래 집에 두고 아껴가며 한 잔씩 홀짝이기도 했다.
친구들과 와인 얘기를 나눌 때 이 SM와인에 대해 얘기하면 잘 믿지를 않았다. 그래서 나름 검색을 해봐도 좀체 나오질 않았다. 오늘 조선일보의 아르헨티나 와인관련 기사를 보고 다시 한번 ’SaulMenem wine’으로 검색을 했더니 놀랍게도 나온다. 사진도 여러 장 있고, 1996년 뉴욕타임즈가 쓴 기사도 있다.





소주나 막걸리만 마시던 내가 와인 맛을 알게 된 것은, 핑계(?)를 붙이자면 일 탓이다. 높은 사람의 전용 비행기를 타고 해외를 적잖게 다니면서 얻게 된 맛이기 때문이다. 장거리 비행기를 타면, 비행기 안에서 조그만 병에 담겨진 레드 와인을 준다. 브랜드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 두 세 모금 마시기에 적당한 양이고 맛도 좋다. 기내에서 이 걸 많이 마셨는데, 어디에 기착이라도 할라치면 좀 알고지낸 승무원이 이 와인을 한 보따리 싸준다. 그 것을 호텔 냉장고에 넣고 시도 때도 없이 마시다가 와인 맛을 알게 된 것이다. 한 때는 독일의 와인농장까지 가서 맛을 보면서 대량으로 구입까지 할 정도로 와인을 즐긴 적도 있다.

예전에 일산에 '까르푸'라는 마트가 있었다. 그 마트가 프랑스계여서인지는 몰라도, 이곳에는 각종 프랑스 와인이 많았고 값도 쌌다. 한 병에 3천원 정도하는 와인을 궤짝으로 들여다가,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마신 적도 있다. 그 무렵인가, 우리나라에 와인 열풍이 불었다. 무슨 이유에서였던지 그와 동시에 나는 와인을 입에서 놓았다. 어쩌다 인사동 잘 가는 집에서 한 번씩 마시곤 했는데, 그 때 좋아했던 게 호주 산 '제이콥스 그리크(Jacob's Creek)'였다.

와인을 오랜 만에 마시니 옛 생각이 나서 단상이나마 몇자 적어 보았다. 안주는 집에서 아내가 냉장고에 넣어두고 즐겨 먹는 옥수수와 토마토에 마늘과 청양고추, 그리고 올리브 오일을 넣고 살짝 끓인 나름 뽐모도르, 그리고 치즈다. 맛 있다. 한 병을 다 비웠다.

오늘짜 조선일보를 비롯한 몇 개의 신문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와인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한다. ‘SM 와인‘이 아직 생산 중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와인이 들어온다면 마셔볼 것이다.





#아르헨티나와인#SMw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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