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질’하다 일어난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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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질’하다 일어난 해프닝(?)

by stingo 2023. 7. 6.

황당하고 우스운 일.
이번에 좀 무리하게 구입한 디지털 라이카 카메라(X Vario)는 구형이다.
저장용량인 메모리카드도 그런 수준이다. 구입할 적에 16GB 용량의 SD카드가 들어있었다.
뭐 중뿔나게 사진 찍을 것도 아니니 그 정도 것으로 하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카메라를 요모조모 만지작거리다 보니 그 용량이 닳아 없어질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조바심이 생기는 것이다.
요컨대 용량이 큰 메모리카드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래서 ‘당근’을 통해 검색을 했다.
나의 SD카드에 대한 지식은 거의 전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저 16이니 32GB니 하는 용량에 관한,
그러니까 숫자가 높을 수록 저장용량이 많다는 정도 밖에는 모른다.
좀 용량이 큰 것으로 구해보려니 카메라 슬롯에 맞는 SD카드는 잘 보이지 않고
그보다 크기가 작은 마이크로 SD카드 만 찾아진다.
그러다 알게된 것이 마이크로 SD를 SD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어댑터가 있다는 것이었고,
그저께 밤에 그에 맞는 카드와 어댑터가 당근에 올라와 있어 어제 발품을 팔아 구입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들을 구입한 후 집으로 와 자세히 살펴보니 판 사람의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런 것인지 아무튼 잘못 샀다는 걸 알게된 것이다.
그래서 황당하다는 말로 이 글을 시작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이렇다.
판매자는 32GB 용량의 마이크로 SD와 어댑터를 당근에 올렸다.
브랜드는 필립스(Philips)다. 내가 찾던 아이템이라 조금 살펴본 후 구입을 결정했다.
그리고 이어 삼성의 128GB 마이크로 SD가 하나 올라와 있길래 그것도 구입했다.
그리고 어제 그 물건들을 픽업하려 화정에 나가 갖고 온 것이다.
그러니까 두 명의 판매자로부터 산 것인데, 그 때문에 적잖은 시간도 소비했고 적잖게 걷기도 했다.

내가 잘못 샀다는 걸 안 것은 집에 와 카메라에 그 SD카드와 어댑터를 장착하면서다.
필립스가 문제였다. 분명 필립스의 32GB 카드였어야하는데,
그게 필립스 32GB가 아니라 아이나비의 16GB였던 것이다.
돈을 먼저 입금한 후 그것을 픽업하면서 판매자와 직접 대면은 하질 않았다.
아파트 경비실에 맡겨놓은 것을 찾아온 것이다.




이런 사실을 확인한 후 어제 저녁 늦게 판매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 전에 판매글을 찾아보려 했더니
판매자가 이미 삭제를 해 사라지고 없었다. 여성인 판매자는 운전중이라면서
집에 들어가면 확인해 알려주겠다고 했다.

몇 푼 안 되는 것 갖고 판매자가 어떤 의도를 갖고 그런 식으로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내가 그제와 어제를 포함해 근자에 무슨 일을 하고있는가 하는
일종의 자괴감에 젖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황당스러우면서 웃음이 나온다.
말그대로 자조적인 쓴웃음이다.
…………………………………………..

하루가 지난 오늘 아침에 판매자와 다시 연락이 됐다.
판매자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나는 그래서 오후에 다시 그 아파트 경비실로 갈 터이니, 맡겨놓으라 했다.
잘못 받은 것과 교환하면 될 일이었다.
다시 판매자의 아파트로 가는 발품을 팔아야겠지만,
그런대로 판매자가 자신의 착오내지는 실수를 인정하면서
교환해주겠다고 하니 그것으로 끝내면 될 일이다.
좀 황당하기는 하지만 그냥 일컬어 해프닝으로 여기면 될 일이고.
이름하여 ‘당근질’하다 생긴 해프닝이 아닌가 싶다.



판매자가 올려놓았던 사진. 32GB였다.




#당근마켓#SD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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