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행신동에 ‘가라산(加羅山)’이 있는데, 산이라기 보다는 언덕배기 같은 곳이다. 여기 정상에 산신제를 모시는 터가 있다. 동네 사람들 애기로는 몇백년 전부터 이 자리에서 음력 10월 초하룻날 제사를 지내오는 곳이라 했다.
가라산의 형태는 지금의 것이 아니다. 산 아래로 행신지구가 개발되면서 산의 반 이상이 깎여져 버렸다. 그래서 여기 산신제를 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가라산의 산신이 기분이 언짢을 것이라 생각하고 제사를 더욱 정성되이 지낸다고 한다.
행신동이라는 동네 이름의 유래는 이렇다. 여기에 청주 韓 씨들이 많이 살았는데, 대대로 이 동네 사는 걸 다행(幸)으로 여기고 서로 믿고(信) 살라며 후손들에게 당부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산신제를 올리는 대상, 그러니까 산신은 오래 된 나무뿌리인데, 잘렸거나 훼손된 그로테스크한 형상이다. 아마도 저 나무는 예전에는 수령 몇 백년의 거목이었는데, 개발로 훼손되었었기에 저런 모습이 되었을 것이고, 동네 사람들은 산신제로서 그 나무를 달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행신동#가라산산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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