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함안에 사는 한 후배가 아름다운 꽃 사진을 SNS에 여럿 올렸다. 여름의 꽃이라는 능소화다. 대구 달성군 화원 땅의 남평 문 씨 집과 그 주변에 탐소롭게 피어있는 능소화다.
나는 능소화를 보면 다산 정약용 선생이 떠올려진다. 다산의 생가터가 있는 남양주 능내리 마재에는 다산이 살던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여름이면 능소화가 만발한다. 지금쯤 달성 화원에서 처럼 마재에도 능소화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을 것이다.
다산은 능소화를 자기가 태어나서 자라고 18년의 유배생활 후 만년을 보낸 향리 마재의 꽃으로 여겼다. 다산의 글들 중에도 능소화를 언급한 대목이 여럿 나온다.
다산과 진솔과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엮은 최문희의 소설에도 다산과, 다산이 유배지인 강진 땅에서 맺은 진솔과의 사랑이 깃들여진 듯한 능소화가 나온다. 다산의 정실 혜완은 그런 능소화를 어떻게 보고있을까.
"화단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홍임을 보았다... 여섯살, 콩알만한 계집아이가 마당 한 귀, 담허리를 실팍하게 감아내린 능소화 꽃봉 같았다..."
다산과 진솔 사이에서 난 여섯살난 홍임을 능소화에 견줘 혜완이 시기하는 소설 속의 한 대목이다.
마재에 한창일 능소화를 보러가야겠다. 장마비가 내릴 것이다. 비속에 젖고있는 능소화는 정취를 더할 것이다. 장마비 속 능소화 꽃봉에서 다산과 진솔의 흔적이라도 찾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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