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면옥’ 제육
본문 바로가기
food, taste

‘필동면옥’ 제육

by stingo 2024. 8. 23.

필동선배는 필동에 사무실이 있다. 그래서 내가 선배를 그렇게 부르고 있다.
선배 필동사무실 앞에 바로 ‘필동면옥’이 있다. 점심을 근자에 거기서 자주 한다.
우리는 그 집 가는 나름의 ‘룰’이 있다. 웨이팅 줄이 있으면 절대 가질 않는다.
줄이, 그것도 한 사람이라도 없어야 간다.
돈 내고 사먹는 집에 줄이 웬말이라는 것에 선배와 나는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
그러니 오늘은 줄이 없었다는 얘기다.



이 집 평양냉면이야 워낙 유명한 것이지만,
근자에 젊은 사람들이 갑자기 이 집 냉면을 즐기고 있다는 것은, 웨이팅 줄을 보면 알 수가 있다.
하여튼 아침 한 11시부터 줄이 서져있는데, 대충 보면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이 집에 가면 선배는 거의 반드시 냉면과 함께 제육을 시킨다.
나도 몇번 이 집 제육을 먹고는 그 맛에 상당히 길이 들여져 있다. 이 집 제육은 그 쫄깃쫄깃한 맛이 좋다.
제육은 뜨겁게 데여진 수육에 비해 식혀진 고기들이다.
좀 차가운 느낌이 들 정도의 제육이라 더운 한 여름에 제격이다.




쫄깃쫄깃한 맛은 고기가 식혀진 것에 따른 식감일 것인데,
그 외에 아무래도 이 집 만의 무슨 비법이 있는 것 같다. 맛이 좋다는 얘기다.
이 집의 제육과 수육의 차이는 간단하다. 제육은 돼지고기, 수육은 소고기라는 것인데,
갈 적마다 나는 낮이 익은 아주머니에게 간혹 물어보곤 한다.
대답은 항상 그렇다. 제육은 돼지고기, 수육은 소고기.

제육 한 접시는 둘이 먹기에 알맞은 양이다. 그걸 냉면 나오기 전에 몇 점 먹다가 냉면이 나오면,
그 안에 넣어 함께 먹는다. 그러면 냉면국물에 담겨진 고기 맛이 좀 색다른 맛을 준다.

이 집에 가면 항상 나는 배가 부르다. 선배가 제육을 항상 내 냉면그릇에 ‘느닷없이’ 부어주기 때문이다.
맛있게 배부르게 먹었지만, 그래봤자 충무로역에서 전철타고 대곡역에 닿을 무렵이면 배가 꺼진다.
그리고 다시 그 맛이 그리워진다.








#필동면옥

'food, tas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충동, 족발과 모나카 아이스크림  (0) 2024.11.09
‘옥된장’의 우렁된장전골  (0) 2024.10.24
서울 필동 닭반마리칼국수  (3) 2024.07.19
무알콜 맥주  (0) 2024.06.27
필동의 '바닷가애서'라는 日식당  (0) 2024.05.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