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서관 지하식당 밥 한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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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국회도서관 지하식당 밥 한끼

by stingo 2024. 10. 20.

국회도서관 지하식당 밥값은 5500원.
그런데 어제 16500원 주고 먹었다. 토요일이라 비교적 한산해서
나 또한 느긋한 마음으로 지하로 내려가 키오스크 앞에 섰다.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키오스크 식권 발매기다.
한장짜리 버턴을 누르고 카드를 꽂았다.
지르륵하면서 식권이 나온다. 식권과 카드를 빼들면 끝이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이상했다. 식권이 한 장 나오더니 또 나온다.
어라, 이게 무슨 조화인가 하는데 또 한 장이 나온다. 합이 석장이다.
나는 분명 1매, 그러니까 한 장 버턴을 눌렀다.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것인데,
아무렴 내가 석장짜리 버턴을 눌렀을 일이 없다.
그럼 왜 석장이 나온 것일까.

일단 식권을 빼들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 밥을 타서 먹었다.
밥을 먹으며 생각을 해 보았다.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내가 석장짜리 버턴을 잘못 눌렀던가, 아니면 기계 오작동에 의한 것이던가.
오늘 주메뉴는 돼지등뼈 찌게다. 길다란 돼지뼈다구를 들고 한참 먹고 있는데,
아내로부터의 카톡. 내 그럴 줄 알았다.

나는 아내 카드를 쓰고있다. 그러길래 내가 좀 오버해 쓴다든가 하면
아내로부터 즉방으로 메시지가 날라온다.
아내로부터 온 건 그런 카톡일 것인데, 그러면 내가 석장짜리 버턴을 누른 것이 된다.
한끼 5500원인줄 아는 아내에게 세끼 16500원 카드사용금액이 찍혔으니,
아내가 이상을 감지한 것이다.

아내는 나더러 취소를 왜 안 했냐고 물었다.
식권이 석장 쪼르르 나왔는데 어떻게 취소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아내는 내가 식권을 석장 받았다고 하니 그러면 됐다고 했다.
나머지 두 장은 내일과 월요일 먹으면 되는 것이니까.

그런데도 뭔가 자꾸 이런 생각이 든다.
5500원짜리 점심을 16500원 주고 먹었다는…
내일, 그리고 또 모레가 있을까 하는,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하루살이 인생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것인가.








#국회도서관지하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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