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뒤끝, accep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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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아내의 뒤끝, acceptable

by stingo 2024. 11. 5.

세탁기를 새것으로 바꾼지 얼마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세탁도 엄청 빨리 되는 것인가.
세탁기가 새것이어서 그런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빨라도 너무 빠르다.

오늘 아침에도 그랬다. 불과 10여분 만에 세탁이 뚝딱 다 된 것이다.
아내가 그걸 두고 뭔가 이상하다며 미심쩍어 하길래 한번 살펴봐라 했다.
아내가 세탁기를 살펴보고 작동 매뉴얼을 다시 찬찬이 본 모양이다.
그러면서 작동 과정에서 뭔가 잘못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인데,
세척 과정을 건너뛰어 헹굼 버턴만을 누르는 것으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 과정이 짧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그러면 세 세탁기 들여놓은 후 두어달 여 동안
속옷 등을 잘 빨아지지 않은 상태로 입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내가 아내 들으라며, 내가 쓰는 화장실 타월을 들먹이며 궁시렁거렸다.
그래서 왠지 뭔가 좀 지저분했었구나 운운하며.

그랬더니 아내는 내가 쓰는 화장실 타월은 오래 쓴 것이어서 원래 지저분하다며
오히려 그것을 문제삼아 따져든다. 나는 세탁기 잘못 돌린 걸 얘기하는데,
아내는 내가 쓰는 타월을 문제 삼는다. 아내는 원래 이런 식이다.
자신이 좀 궁박해지면, 좀 말이 되지않는 쪽으로 얘기를 갖다붙여 모면코자 하는 것인데,
몇 번 겪어보면서 나는 아내가 그럴 경우 아내의 처지가 그런 것인 걸 잘 안다.

그걸 느끼는 순간 나는 아차, 했다. 더 이상 나가면 안 된다.
더 이상 아무 말 하지 않는 게 아내를 배려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나와 아내는 항상 이렇다. 그러니 긴 싸움이 안 된다.


(화정동, Leica X-Vario 흑백경조 모드)





#세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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