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키보드의 명가로 일컬어지는 로지텍(Logitech)의 블루투스 키보드를 샀다.
마우스가 포함된 것이니 세트로 봐도 무방하다.
더 구체적으로는 k380 키보드와 m350 페블 마우스다. 가성비가 높다고 여겨지는 제품이다.
’당근’에서 샀다. 아침에 이게 세트로 올라와 있었는데, 가격이 무척 쌌다.
그럴리가 하며 다시 봐도 싯가에 한참 떨어지는 가격이었다. 예약을 했다.
판매자는 집근처 아파트에 살고 있었기에 직접 가서 픽업을 했다. 픽업을 해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싯가에 비해 저렴하게 내놓은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게 뭘까 하는 것이다.
판매자는 이걸 팔기위해 내놓는 설명에서 키보드의 외양(cosmetic)의 결점을 지적했다.
왼쪽 하단에 스크래치가 있다는 것이다. 집으로 와 그 부분을 봤더니,
스크래치라고 여길만한 흠집이 보이질 않는다.
몇번이고 봐도 그렇다. 오히려 문제는 딴 곳에 있었다.
아이패드로 테스트 타이핑을 하는데, 스페이스 바가 문제였다. 눌러지면 튀어 올라야 하는데,
그 복원이 되질 않는 것이다. 몇번 눌렀더니 아예 쑥 잠겨 버렸다. 피씩 웃음이 나왔다.
판매자도 이런 하자를 모를리가 없다.
그러면서도 판매자는 그 대신 외양의 문제점으로 슬그러미 캄플라쥬하려는 그 의도가 읽혀졌던 것인데,
나는 이 키보드를 좀 다뤄 보았기에 웃음이 나왔던 것이다.
싸게 내놓은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키보드는 멤버레인 타입의 키캡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 키캡을 오래 안 쓴 상태에서 청소를 해주지 않으면 때가 끼고 그렇게 해서 이상이 생긴다.
휘발유 몇 방울이면 해결되는 문제이기에, 나는 휘발유를 약간 붓고 몇번을 누르고 떼고 했다.
그랬더니 금방 문제가 해결됐다. 다른 키캡,
그러니까 왼편의 shift 키캡도 같은 문제가 있었기에 이 또한 금방 정상으로 돌려 놓았다.
판매자가 왼쪽 하단에 스크래치가 있다고 한 부분이라 나는 또 웃음이 났다.
판매자는 shift 키캡의 이상을 그런 식으로 얘기한 것이 아닌가 해서다.
페블 마우스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 작동 되었다.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키보드와 마우스가 한층 앙증스러운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판매자에게 좋은 물건을 싼값에 주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메시지로 보냈다.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난 후 판매자로부터 감사하다는 메시지가 왔다. 웬지 수줍음이 느껴지는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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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itechK380&M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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