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팽재유 선생은 이제 구순에 가까운 우리 음악계의 원로다.
특유의 미성으로 우리 가곡을 우리 민족 정서에 가장 어울리게 부르는 테너로 평가받고 있는
선생의 이즈음 근황이 그래서 궁금해졌다. 검색에 몇 개의 동영상이 나온다.
2017년 ‘가곡의 밤‘ 에서 선생의 대표곡인 ’내 마음의 강물’을 부르고 있는 게 가장 최근의 모습이다.
그보다 1년 전 부산고 19회 졸업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제자들을 위해 역시 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근데 2017년 공연에서 그 노래 부르시는 게 좀 이상했다.
첫 시작에서 가사를 틀리게 부르는 것이었다.
“수많은 날은 가고 없어도…”로 불러야 하는데, “내 마음의 강물 끝없이…”로 그 시작을 잡은 것이다.
선생도 그것을 알아 챈 눈치였다. 겸연쩍은 미소를 슬쩍 짓는 게 그것이었다.
그 뒤로 노래는 순탄하게 끝을 맺었지만, 아무래도 노래도 그렇고 선생의 모습도 그렇고 뭔가 맥이 좀 빠졌던 터라,
선생의 노래를 아껴가며 듣는 입장에서는 안타깝고 조마조마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1년 전 부산고 제자들을 위한 자리에서 불렀던 것과는 완연히 달랐다.
이 무렵 선생은 팔순에 접어들고 있었고,
그래서 나이 먹어감에 따른 이런저런 부담감이 노래 부르는데 작용했을 것이다.
그 몇년 전 ’내 마음의 강물‘을 만든 이수인 선생을 성산동 자택에서 뵈었을 때,
선생이 사모님과 함께 하시던 말씀 가운데 이런 게 생각난다. ‘내 마음의 강물’은 팽재유가 불러야 한다는것이다.
‘내 마음의 강물,‘ 이 가곡은 오로지 팽재유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고향의 노래’가 최현수가 불러야만 한다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말씀도 덧붙였다.
오늘 문득, 선생의 가사를 틀리게 부르는 ’내 마음의 강물’ 동영상을 보니,
팽재유 선생의 젊었을 적 부르던 이 노래를 듣고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https://youtu.be/gDSj1zjDnNY?si=rREy8EH0bnliVjNv
https://youtu.be/yEjoK6MyXVs?si=7PhZm6EcyfB1Trd6
#팽재유#내마음의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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