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풍의 '앤트로(Antro)' 블루투스 키보드
본문 바로가기
collection

레트로 풍의 '앤트로(Antro)' 블루투스 키보드

by stingo 2025. 1. 29.
어제 저녁 무렵 어두컴컴해질 적에 내가 외출 채비를 하니까, 아내가 어딜 가느냐고 물었다. 나는 볼 일이 좀 있다며 대충 얼버무렸다. 집을 나와 능곡역에서 서해선을 타고 간 곳은,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 그 다음 역인 공항시장역. 거기서 7시에 만날 사람이 있었다. 약속시간 전에 그 사람은 나왔다. 쇼핑백에 그 물건이 들어 있었다. 나는 그 분에게 돈을 주고 물건을 받았다. 그리고 패내키 집으로 왔다. 현관문을 들어서려는데, 쇼핑백을 들고 있으니, 아내가 당연히 물었다. 또 아무 것도 아니라는 투로 대충 얼버무렸다. 서재로 들어와 갖고온 물건을 꺼내 보았다. 앤트로(Antro) 블루투스 키보드. 이걸 '당근'에서 보고 아내 눈치를 보며 멀리까지 발품을 팔아 사갖고온 것이다.
블루투스 키보드는 이제 웬간한 건 다 만져 보았고, 갖고있는 것들도 많다. 로지텍, 액토, 삼성, LG, 말랩, 한성, 아이노트 등등... 그런데도 아직 내가 보지 못했던 게 더러 나온다. ​어제 내가 구입한 것도 처음 보는 키보드인데, 옛 수동타자기를 연상시키는 올드 풍의 모습이 나를 못 배기게 한 것이다. 생긴 건 전반적으로 레트로한 느낌을 주면서도 콤팩트한 사이즈가 앙증맞다. 키캡이 더욱 그러하다. 좀 오래 갖고 있다가 2022년 넘겨버린 1907년 출시의 코로나(Corona) 포터블 접이식 타이프라이터의 키캡과 흡사하다. 타이핑 소리가 또 희한한 게 나를 빠져버리게 한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것인데도 소리는 옛 수동타자기 소리와 비슷하다. 그 소리에 빠져들어 밤 늦게까지 이 키보드를 만지작거렸다.
키보드 명칭은 '아르톤(Arton)'인데, 제조사는 파인데이(Fineday)다. 찾아 보았더니 부산에 본사가 있었고, 2023년까지 영업을 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키보드가 국내에서 만들어진 제품으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판매와 영업은 국내회사가 하지만, 역시나 제조국은 중국이었다. 내가 알고, 또 갖고있는 키보드들 거의 대부분은 중국제다. 국내 브랜드는 삼성, LG, 그리고 페나(Penna) 셋 뿐이다.
이 키보드를 작동시키는 것도 쉽지가 않다. 블루투스 페어링은 잘 된다. 하지만 무선기기 3대를 연결시키는 멀티페어링은 내가 잘 몰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잘 안 된다. 멀티페어링은 된다. 그러나 작업환경에서 무선기기를 교체해가며 연결시키는 페어링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고객센터에 문의해볼 생각인데, 2024년 이후 영업활동에 관한 자료는 없는 것으로 보아 현재 이 회사가 계속 운영 중인지는 잘 모르겠다.
마누라가 제일 그렇지만, 70을 넘긴 나이에 내가 블루투스 키보드에 이렇게 눈독을 들이는 것에 대해 납득을 하지 못하는 주변들이 많다. 물론 나 또한 내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면 좋고 호기심이 당기는 걸 어떻게 하나. 이제 나도 나의 이런 습벽을 설명하고 익스큐스를 하는데도 지쳤다. "좋으면 좋은 것"이다는 나의 생각은 그래서 더 완고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래 사진 둘은 예전에 갖고있다가 지금은 없어진, 1907년에 출시된 코로나접이식타자기(Corona Foldable Typewriter)으로 예전에 찍어뒀던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