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풍의, 사운드가 좋은 JY-66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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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풍의, 사운드가 좋은 JY-66 라디오

by stingo 2025. 3. 8.

거실에 이십 수년 놓여져 있던 구닥다리 마란츠 앰프와 옴(Ohm) 스피커 등 오디오 시스템을 매제에게 줘 버렸다.
괜히 공간만 차지할 뿐 듣지도 않을 것이어서 처리를 하자는데 마침 매제가 갖고 가겠다기에 얼씨구나 하며 줘버린 게 달포 전이다.

그러니 속은 시원했다. 그런데 사람이라는 게 이상한 존재다.
있을 땐 필요치 않은 것이 없을 때 필요한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혼자 있을 때, 괜히 뭔가 듣고 싶어지면서,
그런 분위기 속에서 마음을 달래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다가 구한 게 이 라디오다.

JY-66이라는 레트로 타입 블루투스 라디오인데, 재질이 호두(walnut) 나무로 된 아담한 포터블 용도의 중국산이다.
값이 저렴하다. 2만원도 채 들지 않았다. 원래 중국산이 안 좋다는 선입관이 있어 기대는 하질 않았고,
그저 디자인이 심플하고 올드한 느낌을 줘 호기심에 사본 것이다. FM이 수신되고 블루투스 스피커 기능이 딸린 라디오다.

그런데 이 라디오를 배송받고 틀어보고 좀 놀랐다. 사운드가 장난이 아닌 것이다.
사운드가 묵직하면서도 음색이 구석구석 세밀한 게 그랬다. 처음엔 좀 반신반의했다.
가격도 싼데다 중국산이었기에 그저 장난감 같은 것이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FM 수신이 방향을 타니 제일 잘 잡히는 서재 책상 아래에 놓고 틀면 거실에 앉아서 듣는 사운드가 괜찮다.

어느 날 클래식 FM에서 마리아 칼라스의 ‘카스타 디바(Casta Diva)’가 흘러 나왔다.
조그만 라디오치고 그 사운드가 웅장한 것에 놀랐다. 그에 곁들여진 칼라스의 섬세한 목소리가 한층 매혹적으로 들렸다.
어느 날은 브룩 벤톤의 ‘레이니 나이트 인 조지아(Rainy Night in Georgia)’가 흘러 나오는데, 멜랑꼬릴리한 음색에 빠져들기도 했다.
나는 라디오는 스테레오보다는 모노 사운드를 좋아한다. 1950년대의 예스러움이 느껴져서다.
거실에 있는, 내가 아껴가며 듣고있는 텔레풍켄의 옛 라디오도 물론 모노다.

좀 멀찍이서 듣는 사운드가 좋다보니, JY-66 이 라디오 고정 자리가 서재 책상 아래가 됐다.
거기서 틀어놓고 좀 떨어진 거실에 앉아 듣는 게 일상이 된 것이다. 그 덕분에 텔리비전도 잘 켜지를 않는다.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나는 옛날부터 청음 감각이 남달랐다. 그런 측면에서 이 라디오의 사운드는 정말 괜찮다.
아직까지도 중국산에 대한 편견이 있기에, 그러다가 말겠지 하는 생각으로 이 라디오를 듣고 있는데,
라디오는 두달이 다 돼 가도록 음질 등에 변함이 없다.

대만에 ‘산진(Sangean)’이라는 브랜드의 세계적 라디오 제조업체가 있다.
거기서 이 라디오와 비슷한 휴대가 가능한 모델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 걸 최근에 알았다.
‘산진’에서 출시한 레트로풍의 라디오도 사운드가 좋기로 정평이 나있는데,
중국산의 이 JY-66 라디오도 대만 것을 모방해서 만들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짝퉁‘인 것이다.  
근데 대만 ‘산진’ 라디오는 값이 거의 이십만원 수준으로 소형 라디오치고는 비싸다.







#JY-66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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