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온수역 앞에서의 한 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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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iens(사람)

1호선 온수역 앞에서의 한 나절

by stingo 2025. 3. 15.

오늘 모처럼 선배님들과 함께 한 자리.
오류동 인근 항동에 강위석 선배님이 살고 계신다.
나보다 마산고 14회 위 선배님은 거동이 좀 불편하시다.
그래서 모두들 거기로 가서 모였는데, 그곳은 바로 지하철 1호선 온수역이다.

강 선배님과 동기친구되시는 함정훈 선배님은 먼길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오셨다.
두 분 모두 80대 후반의 어르신들이다. 내 나이가 75세이니 짐작이 될 것이다.
또 한 분, 이상국 선생도 왔다. 나보다 10년 아래 후배이지만,
내가 선생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함 선배님과 함께 우리나라 신문 편집의 달인으로 꼽히는 분이다.
과장을 좀 보태 말하자면, 우리나라 언론 신문 편집의 살아있는 전설로 일컬어 진다.

강 선배님은 1호선 온수역 앞 한 식당을 오찬 자리로 마련해 놓고 계셨다.
거기서 삼겹살을 소주를 곁들여 먹고 마셨다. 많은 얘기들이 풍성하게 오갔다.
풍성한 자리는 식당 앞 빵집인 뚜레주르로 이어졌다.
거기서 커피를 마시며 얘기들을 주고 받았다.

시인이신 강 선배님의 시에 대해 적잖은 얘기들이 오갔다.
이런 지적 아닌 지적이 나왔다.
강 선배의 시를 SNS에서 보는 게, 짧고 간결한 것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뭔가 끊어지는, 그래서 단편적이면서 아쉬운 느낌이 든다는 것,
그러니 책으로 묶으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다.
강 선배님은 거의 매일 한편의 시를 페이스북에 올리고 계신다.
시가 좋다. 선배의 시를 접하는 분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런다.

며칠 전 강 선배님이 올린 시 한편을 소개한다.

<시> 사랑2
"봄은 햇볕이 땅에 배를 붙이고 파충류처럼 기어 온다.
사랑이 긴가, 자유가 긴가, 같다
두 主語를 가진 하나님아
사람도 새도 모두 시인인 것을
자유는 혼자서 오고
사랑은 둘이서 간다
유한한 것은 제가 유한한 줄 알고 나서 울고
끊어지는 것은 이어진다고 운다
둘이 되면 이미 셋이 되고 複雜으로 얽힌다
봄에게는 떠날 일이 남았다
자유는 능력과 권력을 쓸어 담는다.
자유의 최선은 이것과 저것을 바꾸는 것
사랑은 가진 것을 준다"

나는 집으로 와 오늘의 만남을 SNS에 올렸다.
그 글에서 강 선배님의 시를 칭송했다.
그랬더니 선배님이 이런 댓글을 달았다.

강위석: 김영철선생의 가벼운 개인형-미래형 저널리즘이 취재 대상의 일부였던 저를 상당히 들뜨게 하네요.
정정요망:저는 시를 하루에 한 편은 못 쓰고 1주일에 한 편은 써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에 대해 이런 답글을 달았다. 황당한 ‘고집‘이 담겼다. 물론 농스런 것이다.

김영철: 강위석 선배님의 詩作 주기와 관련해 제 언급이 틀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외람되지만, 정정할 생각이 없습니다.
저는 선배님의 시를 대할 적마다 거의 매일 쓰시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니까요 ㅎ. 오늘 잘 먹었고 즐거웠습니다.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강위석#함정훈#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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