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세 할리우드 아이콘, 잭 니콜슨(Jack Nichol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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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iens(사람)

88세 할리우드 아이콘, 잭 니콜슨(Jack Nicholson)

by stingo 2025. 4. 12.

올해로 88세를 맞은 잭 니콜슨. 나로서는 ‘버킷 리스트(Bucket List)
‘에서 니콜슨을 마지막으로 본 게 2007년이니,
그로부터 18년이 지나 오랜 만에 보게되는 것이 하필 88세의 이런 모습일 줄 몰랐다.
원래가 주름투성이 얼굴이라 늙어봤자 그러려니 했는데,
8순 후반 그의 모습은 이제 영락없는 노인네이다.
그렇지만 니콜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카리스마틱한 캐릭터와 깊이있는 연기,
대담한 역할로 여전히 할리우드의 아이콘이다.

잭 니콜슨이 출연한 많은 영화들 가운데 한 편은 나와 인연이 있다.
1976년 4학년에 복학을 했을 때,
당시 합동통신 외신부 기자였던 양동안 선생이 ‘매스컴 원론’으로 출강하고 있었는데,
참신하고 재미있는 교수방법으로 인기를 얻고 있었다.
4학년이라 모두들 취직시험 공부에 매달리고 있던 때라,
학교 공부에는 좀 소홀하면서도 졸업 학점은 따야하는 이중고 속에 기말시험이 왔고,
어느 시간 양 교수는 자기 담당 시험을 위해 강의실에 들어왔다.
그런데 양 교수는 문제지를 배포하는 대신 흑판에 문제를 적고있는 것이었다.

흑판에 쓴 글씨는 ’One Flew over Cuckoo’s Nest.‘
양 교수는 이 문장에 관해 아는 바를 쓰라고 했다. 모두들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이 문장이 그 해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아카데미 영화제를 휩쓴
’뻐꾸기 동지 위로 날다‘ 바로 그 영화 원제였던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그 무렵 두번인가 세번 봤다. 잭 니콜슨에 빠져든 건 바로 이 영화 때문이었고,
그러니 이 영화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그에 더해 이 영화의 가치를 더 높힌,
간호사로 나오는 루이스 플레처(Louis Fletcher)에 관해서도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나는 거의 완벽하게 이 영화에 관한 글을 썼고,
양 교수는 나에게 최고 점수를 줬던 것이다.

그로부터 십 여년이 지난 후 양 교수를 어떤 계기로 뵈었을 때 그때 얘기를 했더니,
양 교수는 그러냐면서 내 손을 잡고 반가워 했다.


(photo from www.professionalmoron.com)





#JackNichol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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